썰 SSUL2016. 4. 6. 14:29
   

그러니까 어제 친구놈이랑 소주 한잔 털면서 들은 얘기인데 참 친구놈도 운없다 싶어서 올림.

내 부랄 친구 급에 드는 놈인데 얘한텐 삼년 가량 사귄 여친이 있음.
물론 나도 몇번 봐서 인사도 나누고 같이 밥먹고 술먹고 놀고, 내 여친이랑 해서 넷이서 같이 일박 이일 놀러도 몇번 다닐 정도로 나름 친한 사이였지.

대부분 남자와 여자가 헤어진 얘기를 하자면 "어느날인가부터 그 혹은 그녀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라는 떡밥이 깔리기 마련인데, 얜 그런것도 없었음.

서로에 대해 관심이 없는건 아니고 아마 서로의 사생활 존중 및 강한 믿음 같은거였나봐.

걍 그 어떤 이상한 조짐도 없었고 그냥저냥 평범하고 안정적인 하루하루가 이어지다가 내년쯤 결혼이나 해야지 라고 생각할 즈음에 일이 터진건데.
얼마전에 친구 여친이 휴가를 받았는데 친구놈과 휴가 날짜를 못맞춘거라.
그래서 자기 친구들과 (물론 다들 여자라고 말했겠지??) 바닷가로 놀러를 갈거라면서 내 친구에게 차를 좀 빌려주면 안되냐고 했나봐.
친구놈이야 뭐 거절할 이유가 그닥 없었고, 지는 전철타고 출퇴근하면 되겠지... 싶어서 흔쾌히 빌려줬대.

그러고 나서 한 이틀인가 있다가 밤에 첨보는 전화가 왔더래.
차좀 빼달라고.
왜 차앞에 전번 적어놓은걸 보고 누군가 내 친구에게 전화를 한거지. 
그래서 친구 왈 "저는 지금 서울이구오 제 친구에게 차를 빌려준거니 그쪽분께 전화를 해보세요" 라고 말을 하려는 찰나에 전화 반대편에서 하는 말 " 아.. 저기 남자분 차빼주시러 나오시네요." 라는 말과 함께 자기 차 리모컨으로 문따는 삑삑 소리가 들리더래-.-

친구새끼 말에 의하면 그 짧은 순간에 모든 시나리오가 머리속에서 그려지며 갑자기 손발 존나 떨리고 호흡 가빠지고 진짜로 멘붕이 오더래.

그래도 속으로 이럴리가 없다 이럴리가 없다.. 싶다고 생각하며 음식점 같은곳에서 남자직원이 대신 차를 빼주러 나온거 아니겠느냐... 싶어서 일단 여친에게 전화를 걸었다는구먼.

진짜 쾌활한 목소리로 "재미있게 잘 놀구있음??" 뭐 일케 물어봤더니 여친 왈 지금 동창 여자애들과 바닷가 산책중 어쩌구 블라블라 해대더래.

그래서 별 쓸데없는 대화 좀 하다가 전활 끊고 머릴 식힌 다음에 아까 차빼달라고 전화걸었던 사람에게 연락을 했대.

실례지만 아까 차를 빼달라고 하셨던 곳이 어디였느냐고.
그랬더니 모텔 주차장이었대.

게다가 친구 여친은 내 친구놈에겐 제부도로 놀러간다 했는데, 전화 건 사람이 말하는 위치는 경기도 가평의 뭐라는 수목원 근처 모텔 ㅇㅇ

혹시나 제부도 가는 대신 가평 수목원에 친구들과 갔나보다..라고 믿고싶은 마음과, 이 씨발년을 찢어죽이겠다는 마음이 막 번갈아서 드는데.
반대편 전화에 있던 사람이 대충 눈치를 깐건지, 아니면 뜬금없는 괴전화에 시달리기가 싫었던건지.

그 사람 왈 "혹시 차빌리신 사람에게 뭐 확인하시고 싶으시면 xx 모텔 전번 검색해서 연락해보셔요" 라고 말하곤 끊더래.

그래서 모텔 전번 검색하곤 프런트에 전화를 건후 "xxxx 번호의 승용차를 주차시킨 사람들 방에 전화 좀 연결해 주세요" 했더니 프런트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xxx 호네요. 전화 연결해드림" 이러더래.
그리고 전화 신호가 떨어지고 몇초후, 왠 남자가 전활 받더래.
그래서 친구놈이 떨리는 목소리로 "혹시 xxxx 번호 차주 아니시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더래 ㅅㅂ

더이상은 말할 기운도 정신도 없어서 걍 전화 끊고 그대로 앓아눕고, 담날 출근해서도 일을 손으로 하는지 발로 하는지도 모르게 하루를 보내는데 저녁에 여친 전화가 오더라는구먼.

아무렇지도 않게 차 잘썼다고 돌려준다면서 뭐 며칠동안 자기가 보고싶었다느니, 맛난거 먹자느니.

퇴근하곤 나가서 차 돌려받고 귓뱅맹이 한대 후릴까 하다가 그럴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선 그냥 조수석에 타려는 여친 차밖으로 밀어내곤 그길로 차끌고 집에 온뒤로 바로 이별 통보 ㄱㄱ...

뭐 어제 만나서 그 후일담을 들으니 여친은 계속 왜 그러냐.. 오해다.. 어쩌구 물타기 해대다가 친구놈이 모텔 전번부터 시작해서 모텔방에 전화 걸은 썰, 차빼달라는 사람 얘기까지 주저리주저리 읊어대자 꿀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 반박도 못하다가 갑자기 지 카톡이랑 sns에 뭐 죽고싶다는둥, 사라져서 편해지고 싶다는둥 관심유발용 멘트 적어놓고 자살 암시 사진 걸어놓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문제의 남자가 누구냐고 추궁한 결과 전 남친인데 진짜로 "그냥 놀러만 한번 같이 갔을뿐 양다리 까려는 의도는 없었다" 라는 괴악한 답변을 들었다고 함.

세줄 요약 
1: 친구놈 삼년 사귄 여친에게 통수 터짐
2: 익명의 제보자 덕분에 진상 파악
3: 이 미친년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카톡 프사로 장난질함


==============================

몇가지 추가 설명을 쓰자면, 어제 친구왈 그 전남친이라는 작자도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 및 정황으로 따져볼적에 내 친구와 사귀기 이전에 만난 남친이 아니라 내 친구와 사귀던 중에 양다리 걸쳤을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댓글 단 게이중 블박 까보라는 말이 있는데 아마 블박 없을듯?

생각해보니 내 친구놈이 액수는 얼마 안되지만 그년 카드빚 막아준적도 있었네.
에이 씨발 좆같은년

오늘 아침에 좀 걱정되서 친구와 통화했는데 아직도 이 미친년이 정신 못차리고 카톡이랑 문자로 존나 가짓말 늘어놓고 있다고함.

그럼 게이들 다들 사람 조심하고 즐점심



Posted by 카쿠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