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SSUL2017. 4. 16. 23:06
   

군대 썰이 많이 나오길래 썰하나 풀어본다


후방부대의 개막장을 자랑할때가 됐노?


대대에서 근무했는데 내가 근무했던 대대 총인원이 60명 남짓한 개 소규모였다 소규모답게 시설이 애미터져서 신막사로 이전했는데


우리 상연대 막사 주변이 아파트 밀집촌이라 훈련하거나 뭐 할때마다 시끄럽다고 민원 처먹고 시위하고 그래서


우리 대대랑 합쳐지게 되서 통합막사가 됐다. 근데 합쳐지고 3~4개월됐나? 군생활을 좆같게만든 사건이 하나 터졌다


신막사니까 사단에서 점검나온다는걸 자체 점검한답시고 가라로 하면서 버텼는데 


시험친다고 말했더니 이미 시험쳐서 100점나왔다고하는걸 누가 믿노? 이것도 한두번이지 연대랑 대대랑 합쳐졌으니 적응기가 필요하다랍시고 존나 버텼다


근데 어느날 예비군탄약고에서 본인이 박격포 사수라 박격포 꺼내서 연병장에서 존나 닦고있었는데 


탄약고 근무하는새끼들 갑자기 근무교대하고 위병소근무하는새끼들도 갑자기 근무교대하노?


처음엔 뭔가 싶었지만 딱히 신경도 안썻는데


갑자기 대대 쏘가리가 헐레벌떡 뛰어와서 하던거 멈추고 연병장 집합개스 걸어서 뭔일이 터져서 좆됬구나 싶었다


근데 이상하게 포를 탄약고에 넣어야돼는데 탄약고에 넣지말고 막사 1층 창고에 일단 넣어놓고 자물쇠로 잠그라고 하노? ㄷㄷ


그리고 연대도 다 튀어나오는거보니까 시발 엠창급이구나 느낌이 딱! 와버렸노 당시엔 이유도 모르고 집합해서 1시간동안 땡볕에서 존나게 털리고 


px 싸지방 봉인당하고


이리저리 들어보니 시발..... 기가막히노ㅋ



사건경위는 이러하다


대대인원이 탄약고를 잡고

연대인원이 위병소를 잡아 근무섰었다


그때가 한 3시쯤 벌건 대낮에 사단 점검관이 왔는데 불시점검이랍시고 한놈은 전투조끼입고 K-1 둘러메고


탄약고초소 바로 건너가 바로 고속도로였는데 고속도로 쪽 철조망을 넘어서 


다시 탄약고 철조망을 넘고 탄약고 입구로 빠져나가 하이패스로 막사 1층 대대 지통실에다가 고무수류탄 던졌고ㅋ


또 한놈은 상의 안에 폭팔물 주렁주렁달은 조끼 레플리카 입고 깔깔이에 야상까지 입고 위병소로 갔는데 


한여름에 깔깔이에 야상까지 입었는데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누구냐고 하길래 "나야 대대 xx중대장" 그랬더니 문을 열어주더랜다ㅋ 


당황한 점검관이 너무 쉽게 열어줘서 


위병조장 불러서 대대간부인척하고 싱글싱글 웃으면서 "연대는 원래 이렇게 하냐?" 라고 물었더니


위병조장이 실실 빠개면서 빨리 안열어주면 많이 화내신다며 농담마냥 웃으면서 얘기하길래


느낌왔는지 바로 3층 연대 지통실로 들어갔댄다. ㅋㅋㅋㅋ 후방부대 ㅆㅅㅌㅊ?


그제야 상황파악한 부대간부들은 근무자들 다 불러서 조졌는데


위병소는 연대라 뭐라고했는지 모르겠는데 탄약고 근무섰던 일말 사수새끼가 부사수한테


휴가나가서 뭐할까 이말하면서 서로 떠들다가 놓쳤다고했는데 개소리인게 아무리 딴짓을해도 보일수밖이없는 거리에


철조망을 총두르고 넘는데 소리가 안났을리없다. 그 소리듣고 백퍼 이등병 부사수 세워놓고 잤구나싶었다. 일말새끼가 ㅋㅋㅋㅋ


결과는 사단장 귀에 까지 들어가서 연대장 사단으로 불려가서 개털리고 


그렇게 털린 연대장은 연대 대대 간부 다 집합시켜서 쌍욕하면서 탈탈탈탈 털고


그렇게 털린 대대장은 대대간부를 모아서 탈탈탈탈 털고


그렇게 털린 중대장 및 간부들은 병사들을 모아서 탈탈탈탈 털고


뭐 이런식으로 전개가 진행됐다. 


또 그 일에 연관된 새끼들  연대장이 "직접" 개털고 보통 징계위원회 열려면 어림잡아도 2주일은 걸리는데 2일뒤에 위원회 열리고 다 만창에 반성문 쓰게하고

 위병조장이 화내신다는 "그 연대간부님"들 솎아내서 감봉때리고 사단에 1호차타고가서 직접 보고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영창갔다온 그 탄약고 사수새끼 그새끼 자살생각나겠다 싶을정도로 선임한테 개털리고 선임 찌르고 관심병사됐고


내 군생활 끝날때까지 부대 새끼들 쉬쉬하고 병신취급했다. 예견된 병신새끼 


가라점검결과 받아보던 사단 대가리들이 실제를 겪어보곤 괘씸하고 상태가 거의 노무현급이라고 생각했는지 몇달동안 감찰 존나게 받았다.


그러면서 근무는 점점 개빡세졌고 위병소 탄약고 초소 내부 외부에 CCTV가 설치되고 간부들이 지통실에서 확인하면서 벽에 기대거나 야간에 지통실장들이 순찰 존나게 와서 몰래 담배도 못피고 존나 힘들었다


내 전역전날 탄약고 근무를 서게돼는 결과를 만들었다 ㅅㅂ; 나비효과 시발 개 좆같은 부대


이 사건이후에 감찰받을때 상근새끼 3층에서 자살시도한썰은 반응 괜찮으면 따로푼다...


요약


1. 통합막사로 이전했는데 적응한답시고 사단 점검 쌩까고 구라침

2. 이새끼들이?

3. 불시점검 개털리고 연대장 애미터져서 근무 존나 빡세짐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7. 4. 16. 23:04
   

예전부터 계획했던 일본여행이 

동생취업일정과 맞물리면서 취소되어버렸듬...

회사에다가 휴가 6일정도 내놨었는데 

그기간이 갑자기 붕뜨게되어버렷음


그래서 생각한것이 평소에 하고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기로함

그중에 하나가 강원랜드에 가보는 것이었음



우리나라에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라는게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음

앰창 백수새기 친구한놈 꼬셔서 숙박,식대 내줄태니까 같이가자함

슬롯머신 돌리다가 잭팟먹으면 집이랑 차사야징 하는 졋도 말도안대는 망상을하면서

싱글벙글~



뜬금없이 강원도 고한행 버스를 타고 강원랜드를 향해 출발함

근데 시발 드럽게 멀더라 인천에서 4시간 반걸림 ㅋㅋㅋㅋㅋ 흐미 


그렇게 저녁 11시가 다되어서 고한터미널 도착


버스터미널에서 택시타고 강원랜드 도착, 지하입구쪽으로 가는데 어떤 아지매가 말검


-젊은데 뭐하려고 여기에왔어?? 젊은친구는 여기 오면안대~

=인천에서 놀러왔어~ 이모 오늘 한탕 하러 가능겨?

-응 올것이 와부럿으~ 오늘은 날이야 날 ㅋㅋ


유쾌한 아지매랑 쓸대없는 얘기를 하면서 카지노 입구에 들어감


근데 엠창 입장료가 9처넌이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발

야 무슨 카지노에서 입장료를 받냐 ㅋㅋㅋㅋ 흐미 



혼자 시불시불 거리면서 짐맡기고있는데 친구가 돈안뽑아왔다고 ATM갓다온다함



근데 왠걸 친구가 10분이넘도록 오질않음 ㅋㅋㅋㅋㅋ

한참을 기다리다 와서 하는말이

어떤아지매가 5마넌짜리를 계속해서 인출햇다고....

기계에 있는 5마넌짜리를 20장씩 수십번을 인출했다함 ㅋㅋㅋㅋ 


와... 시바.. 강원랜드가 이런곳이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살짝 무서워짐



꼴랑 신사임당 8명을 모시고 온 나는 순간

내가 여기에 들어갈 자격은 될까,,, 이거가지고 재밋게 놀순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엇음 ㅋㅋ



입구에 들어서자 셀수없을만큼의 슬롯머신과 수십개의 테이블, 

그 엄청나게 큰 공간에 사람들이 꽉차 있었음

금일 이용고객을알려주는 전광판에 약 4000명정도의 숫자가 찍혀있음



슬롯머신을 처음에 해보고싶었는데 시발거 

아지매 아저씨들이 죽치고 앉아서 ㄹㅇ 일어날 생각을 안함

기계가 얼핏봐도 천대는 넘어보이는데

진짜 한자리도 안남 , 거짓말이 아니다.... 진짜 한자리도 안난다

슬롯머신도 크레딧당 5원,10원,50원,500원등 다양하게 있는데 

500원짜리 슬롯머신가서 잠깐 구경했음


한게임하는데 3크레딧씩 빠지더라 ㅋㅋ 근데 이게 

띵 띠리링~ 하면서 한번돌아가는데 3초가 채 안걸림

3초에 돈을 1500원씩 쓰는거임 근데 그걸 죽치고 계속하고잇음..시발,,, ㅎㄷㄷ


저짓거리를 수천명이서  하고있었음,턱을괴고, 다들 하나같이 돌아가는 전광판을 뚫어져라 보면서

한손으론 버튼하나를 반복해서 누르고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나는 게임을 애초에 할줄도 모르고 

슬롯머신도 자리가 항상 꽉차있으니까 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겟더라 


그래서 한시간동안 아무대나 돌아다니면서 눈팅을 하기로 함


에스컬레이터 타고 한층더 올라가니 테이블 게임을 주로하는 공간이 있더라

룰렛,주사위, 박하라, 블랙잭등 많은 게임들이 있엇음


시발 다른건 봐도 모르겟고 그나마 박하라가 가장 쉽다는 말을 들은적이 잇어서 박하라를 한참동안 구경함


돈을 뱅커랑 플레이어 둘중 하나에걸고

누가이길지 맞추면 딜러가 칩을 2배로줌 


말그대로 홀짝임 ㅇㅇ

룰을몰라도 그냥 뱅커,플레이어 둘중에 잘만찍으면 돈이 2배가 되는거엿음

한참동안 자리나는거 기다리다가 한자리 나길래 털석하고 앉으니까

어떤아지매가 지자리라고 비키라함


-내가먼저 앉앗는데용? 이러니까 

예약해야된다고 예약하는곳에가서 예약하고 게임하라고 하더라 


ㅅㅂ ㅅㅂ 하면서 박하라를 판돈 맥스 5만원짜리를 예약해놈


한 30분 기다렸나? 내차례가 와서 앉아서 게임을 시작함

친구는 내 뒤에서 배팅하면서 같이 게임함


근데 초심자의 행운이란게 있는걸까? 진짜 아무생각없이 했는데 

계속 돈을 따는거임 ㅋㅋㅋ

옆에 아재는 열심히 동그라미를 치면서 패턴분석하면서 치고

내옆에 아줌마는 돈을따면 무덤덤,,, 잃으면 표정이 일그러짐 ㅋㅋ


친구새기는 거는 족족 틀려서 존나꼴앗음 ㅋㅋㅋㅋ 개웃기더라


그러다가 7명이 전부 뱅커에 걸었는데 

나혼자 플레이어에 5마넌 걸었음


카드를 뒤집고 모니터에 플레이어 윈이 뜸


시발 5마넌먹고 싱글벙글해서 혼자 히죽히죽하고있으니까

사람들이 단체로 존나 째려봄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박하라에는 타이라는게 있는데 숫자가 비기는곳에 배팅하는거임 맞추면 8배 ㅇㅇ

못맞추면 딜러가 칩을 가져감


건너편에 아재가 타이에 존나 꾸준히 거는거임 리얼 타이쟁이 아재임

한 3번동안 걸어도 못먹길래? 머하는거지 이랬는데

4번째도 또거는거임

나도 그래서 따라가야지 ㅎㅎ 하고 5처넌짜리 핑크를 타이에다 올려놓음


근데 왠걸? 시발거 맞추는거임! 5처넌이 4만5처넌이 되서 돌아옴 ㅋㅋㅋㅋㅋㅋ 기분 존나째짐 ㄹㅇ


혼자서 그렇지! 하고 크게 소리치면서 ㅎㅎㅎㅎㅎ 하고있으니 사람들이 존나 째려봄 ㅋㅋㅋㅋ



진짜 한순간에 10마넌이 넘는돈을 먹게 되니까 기분이 존나좋더라


여기서 더 잃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연탄 3개(만원칩)를 핑크6개로 딜러에게 바꿔달라함

그다음부턴 계속 5처넌짜리 핑크를 아무생각없이 플레이어 쪽에다가 걸다가 좀 잃었다 싶으면


2~3마넌씩 플레이어에 배팅, 꾸준히 먹엇음 그렇게 한 2시간동안 20마넌을 벌었을까?

새벽 4시쯤이 되서 너무 피곤해진나머지 딜러에게 칩을 다 상위칩으로 교환하고 환전소가서 바꿈 


친구한테 얼마 꼴앗냐고 물어보니까 20마넌 꼴앗다더라 ㅋㅋㅋㅋㅋ

고한역 근처 모텔방에가서 24시간 국밥집에 전화해서 국밥 한사바리씩 먹음

자기전에 니새끼돈 내가 다 뽈아먹엇다고 친구 존나놀림 ㅋㅋ



너무 놀려서 그런가 친구놈이 부들부들하면서 내일 2차전 가자고함...

그렇게 다시 시궁창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되는데...



두서없이 써서 재밋을지모르겟는데

혹여나 반응좋으면 2탄감ㅇㅇ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7. 4. 16. 23:02
   

게임하다가 질려서 옛날 생각하던 차에 조난당한 기억이 떠올라 썰을 풀고자 한다

 

지금 떠올려보면 존나 병신같아서 고개가 저절로 좌우로 흔들리는 이야기이다

 

우선 내가 조난당한 곶이랑 대충 비슷한 짤을 가져왔다

 

photo_03.jpg

 

대강 저런 곳에서 조난을 당했었구나 생각해주면 되겠다...

 

당시 나는 존나 엉뚱하고 철딱서니 없는 초딩 같은 놈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정신연령은 유아 수준이지만...

 

 

 

 

어쨌든 그 때 나는 얼마없는 친구들과 술약속을 잡았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몸살 때문에 헤롱헤롱 하던 놈이 몸살 기운이 회복되고 있다고 산책을 하던 중이었는데

 

허약해진 몸이 채 낫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에 올라 산책을 하고 술약속 까지 잡음

 

만나기로 약속한 시각은 18시 쯤이니까 슬슬 하산하고 버스타고 가면 되겠다 생각함과 동시에...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바위들이 나의 시야에 들어왔고

 

건너편에는 약속 장소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을 지역이 보였다

 

존나 멍청하게도 저 바위들을 건너면 길따라 도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니까

 

버스 정류장 까지의 거리를 단축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현실이랑 GTA랑 혼동을 한건지 아니면 그냥 머가리가 빈 것인지

 

곶 첨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약 10분 쯤 길이 아닌 곳을 해치며 내려가다보니 땅이 깎여있어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어보였다

 

하지만 나는 결심하면 뒤돌아보지 않는 성격이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몸을 엎드린 채 아래쪽을 내려다보며 착지할 곳을 탐색했다

 

당장 몸을 던지면 몸이 아작이 나던가 그대로 노짱 영접할게 뻔했다

 

그러던 중 절벽 쪽에 나무 뿌리가 군데군데 튀어나온 장소를 발견했다

 

저 뿌리들을 잡고 최대한 아래 바닥과 가까워지면 뛰어내릴 수 있을까 막연하게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그 때 씨발 그냥 포기하ㅣ고 되돌아갔어야 했다......

 

roots2.png

 

 

무뎁뽀 정신이 발동한 나는결국 원맨쑈를 하면서 나무 뿌리를 잡고 조금씩 내려갔고

 

이제 더 이상 무언가를 잡고 내려가지 못할 곳 까지 왔다

 

만약 뿌리에 매달린다면 아래와의 높이를 더욱 좁힐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아래를 쳐다보니 3미터 내지 5미터 정도 되어보였다

 

뭐 어떻게든 매달리면 뛰어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나는 곧 뿌리에 매달려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발목을 마구 돌렸다

 

마음의 준비를 한 뒤 결국 뿌리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보기와는 다르게 높이가 꽤 됬던가보다...

 

착지할 때 온 몸의 내장이 아래로 쏠리는 느낌이 들면서 하체에 큰 충격을 받았다;;

 

바위에 앉아서 신발을 벗어 발을 주무르고 쉬면서 주변을 돌아보니까

 

슬슬 해도 기울어지고 있었고 친절하게 나를 이끌어주는 길 따위 없었다

 

사람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을 이 곳은 작은 야생 그 자체였던 것이다

 

내가 스스로 야생에 몸을 내던진 꼴이 됬다는걸 뒤늦게 깨달았다

 

하지만 여기서 언제까지나 주저앉아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위기가 찾아오면 그것을 어떻게든 해쳐나가는 것이 생물이니까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당장에 바위를 따라 쭉 가는 수 밖에 없었다

 

울퉁불퉁하고 날카로운 바위 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소규모 클라이밍도 하고 소규모 운지도 하고 북치고 장구치고 이동하다보니

 

바윗길이 끊어져버렸다

 

폭이 2미터 까지는 안되겠지만 우짜든가 내가 딱 뛰어넘을 수 있을까 말까한 정도의 넓이였다

 

날도 어둑어둑해지고 으슬으슬 추워지는데 밑에 바다에 빠지면 골로가겠구나 싶었다

 

바위에 철썩철썩 부딫혀대는 바다에 떨어지면 절대 벽타고 올라오지 못할 것 같았다

 

나는 그제서야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 예사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디서 또 그런 용기가 샘솟은 것인지... 모든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뛰어넘을 각오를 다졌다

 

아까 운지하면서 데미지를 입은 하체를 다시금 풀어주고 목도 돌리고 어깨도 돌리고...

 

나의 결심에 못을 박기 위해서 윗도리를 속옷 빼고 전부 건너편에 잡아 던져버렸다

 

이제 이걸 넘지 않으면 얼어 뒤지는거야... 존나 혼자 각오다지는 꼴을 지금와서 상상하니 노무 웃기도 이기야;;

 

긴장이 존나 밀려올 때 마다 팔을 붕붕 저으면서 박수를 짝짝 쳐댔다......

 

나는 건너편의 착지점을 존나 꼬라봤다

 

어떻게든 뛰어넘는다 해도 착지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았다

 

게다가 바닷물에 적셔진 흔적도 보이고 미끄러질 위험도 컸다

 

착지할 때 앞쪽으로 엎어질 생각으로 머가리 속에 수십번 시뮬레이션을 했다

 

마지막으로 크게 심호흡을 한 뒤에

 

온 힘을 다해서 도약했다

 

내 생전 그렇게 멀리 점프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어렸을 적에 방파제 타고 놀던 경험이 빛을 발한 것일까

 

내 신체 능력으로 넘을 수 있을지 없을지 간당간당한 그 거리를 넘어서 무사히 건너편에 착지했다

 

정복감이라던지 그런 여운에 잠겨있을 틈이 없었다

 

뉘엿뉘엿 해가 지던게 벌써 가속화 되어서 주변에 서서히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목적지로 도달할 수가 없었다

 

만약에 내가 그 때 모험을 떠나지 않고 안전하게 길을 돌아갔다면

 

지금쯤 버스에서 엠피쓰리로 노래 들으면서 술마시러 가고 있었겠지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으니까...

 

야수의 심정으로 바위를 달리고 또 달렸다

 

험준한 곳을 달리면 부상당할 수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리슨크를 고려해서 걸어다닐 상황이 아니라 판단했다

 

그 때 나는 마치 중세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더와도 같은 패기로 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달리자를 외치며 바위 언덕을 질주하다보니

 

이윽고 거대한 벽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것은 말 그대로 거대한 바위였다

 

지금 떠올려보면 아마 15미터 쯤 되는 높이였지 싶다

 

이걸 넘지 않는 이상은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었다

 

당시 그 거대한 바위를 오르는 나의 상상 속 이미지는 이러하다

 

89320811_MEDIUM.jpg

 

현실은 그냥 병신 한마리가 필사적으로 바위에 매달려서 낑낑댔던 것에 불과함...

 

무튼 각도는 거의 직각에 가까운 바위였기 때문에 존나 힘들었다

 

바위 틈 사이에 갯강구가 튀어나와서 팔을 타고 돌진할까봐 심장이 존나 쫄깃했다

 

나는 벌레를 존나게 무서워하는데 그 때 만큼은 공포를 극복할 수 있었다

 

갯강구 무섭다고 쪼글시고 자빠져있으면 조만간 힘이 풀려서 추락할 판국이었으니까

 

바위의 꼭대기는 그야말로 위 짤처럼 역경사였다

 

어릴 때 철봉에서 닭다리 하던걸 떠올리면서 이건 철봉놀이라고 계속 자기 최면을 걸었다

 

진짜 오장육부의 모든 근육을 이용해서 막보스급의 역경사 클라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절망 뿐이었다

 

높이가 50미터는 족히 되보이는 무지막지한 절벽이 나를 반겨주었던 것이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그 어디에도 건너갈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여태까지 헛수고를 하고 만 것

 

 

 

10876.jpg  

 

 

 

나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냉정한 판단을 하려고 애썼다

 

이미 날은 어두워져서 돌아간다고 해봐야 도중에 완전히 해가 질 것이 뻔했다

 

안그래도 바위랑 싸우느라 체력 소모가 심한데 어둠까지 가세하면 쓸데없이 체력 소모만 늘어날 뿐이었다

 

게다가 그 때 내 몸 상태는 몸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나는 혈기를 다스려야만 했고 가만히 바위에 걸터앉았다

 

활동을 멈추고 가만히 쭈그리고 있으니까 허기가 밀려오는게 느껴졌다

 

진짜 무슨 우연의 일치일까?

 

산책하면서 벤치에서 쳐먹으려고 편의점에서 구매한 캔커피와 삼각김밥 한조각...

 

잠바 속에 쑤셔놨던 그 삼각김밥과 커피는 지금을 위해 있었던 것인가...

 

모습을 감춘 태양 대신 모습을 드러낸 달을 바라보며 끼니를 떼웠다

 

그 때 먹은거 아직도 기억난다

 

참치마요네즈맛 삼각김밥이랑 렛잇비 마일드ㅋㅋ

 

 

 

 

조촐한 식사를 마치고 앉아서 숨을 고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수면에 은은하게 비치는 월광...

 

저 멀리 아른거리는 도심의 불빛들...

 

노무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문명의 고동...

 

많은 것들이 나의 조바심을 달래주었다

 

하지만 갑자기 무언가가 나의 평화를 깨버렸다

 

그것은 사람의 목소리였다

 

내가 환청을 들은건지는 몰라도 분명히 "아니가?"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사람 목소리가 들리니까 등골이 오싹해졌다

 

뒤를 돌아보니 사람은 커녕 아무것도 없었다

 

잘못들었나 싶어서 다시 고개를 돌리니 이번엔 뭐가 자꾸 툭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진짜 어둠 속에서 들리는 묘한 소리는 귀신 별로 안무서워하는 사람한테도 공포감을 안겨줬다

 

가만 들어보니 솔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같았다

 

한두개 떨어진게 아니라 밤새 계속 내 등 뒤에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옛날에 도깨비들이 솔방울 던지면서 장난친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런데 막상 그런 이상한 일과 맞닥들이니까 별다른 반응을 할 수가 없더라

 

도깨비라 치더라도 도망을 칠까 뭘 할까 아무것도 할게 없었기 때문이다 ㅋㅋ

 

그저 밤이 되면 소나무에서 솔방울이 떨어지는 것이겠거니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폰은 이미 밧데리가 떨어져서 꺼져있는 상태였고

 

엠피쓰리만이 나의 유일한 동반자였다

 

밤이되니 해안가는 말도 못하게 추웠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자꾸만 잠이 쏟아져 왔다

 

그렇다고 몸을 달구기 위해서 제자리뛰기를 할 만큼 에너지가 남아도는 상황도 아니었다

 

눈을 부릅뜨고 온 몸의 피가 끓는 상상을 하면서 춥지 않다고 자기 최면을 걸어댔다

 

잠을 쫒아냄과 동시에 몸을 데우기 위해 종종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반복했다

 

온 몸의 근육에 힘을 줬다 뺐다 하면서 큰 체력 소모 없이 열을 발생시키려고 노력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당시 나에게 있어 응원가와도 같았다

 

그렇게 기나긴 밤을 뜬 눈으로 지세웠다

 

 

 

 

 

 

좆같은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온 세상에 새벽의 빛이 서서히 퍼져왔다

 

그 희끄무레한 빛은 나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이나 다름없었다

 

완전히 시야가 트일 때 까지 기다리면서 다시는 병신같은 모험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사방은 검푸른 빛에서 점점 더 파란 빛으로 변해져 왔다

 

에너지 온존은 했다는 요량이지만 밤을 꼬박 새버렸으므로 더이상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양 손바닥으로 내 뺨을 철썩철썩 때리고 되돌아갈 각오를 다졌다

 

우선 내가 올라왔던 이 가파른 바위부터 내려가야만 했다

 

조금이라도 몸무게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쿠션 대용으로 삼으려는 심산이었지만

 

하다못해 플라시보 효과를 위해서라도 겉옷을 벗어서 아래로 던졌다

 

지친 몸으로는 내려가는게 마음먹은대로 되지를 않았다

 

그 마의 역경사 구간은 오르는 것 보다 내려가는게 훨씬 힘들었는데 말로 설명할 수가 없네

 

있는 힘 없는 힘 전부 끌어모아서 바위를 내려가는데

 

결국에는 근육에 힘이 고갈되서 매달려있는 꼴이 되버렸다

 

진짜 다리힘 만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설명하는게 맞는 것 같다

 

이건 이제 뛰어내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서 거리를 가늠해봤다

 

힘이 더 안들어가서 진짜 딱 버티고 있을 힘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갈등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맨 처음에 운지했던 높이랑 얼추 비슷해보였다

 

나는 발 밑의 패딩을 노려보다 결심을 하고서 손을 놓았다

 

 

 

 

정말 패딩 쿠션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뼈가 부서지는 일 없이 무사히 착지에 성공했다

 

걸을 때 조금 무릎이 욱씬거리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은 문제였다

 

지친 몸을 이끌고 걸으면서 나머지 위험 요소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녹초가 된 몸으로 어떻게 그 일전의 넓은 곳을 점프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지역을 통과한다 쳐도 어떻게 내가 처음 운지했던 곳을 올라갈 수 있을 것인가

 

답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 때 문득 나의 뇌리에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꼭 같은 길로 가야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내가 이 지경에 처한 이유가 바로 모험심 때문이었지만

 

반대로 모험심 덕에 득보는 경우도 꽤나 있지 않은가

 

나는 마지막으로 내 운에 전부 베팅하기로 하였다

 

걸어가며 찬찬히 절벽을 살펴보고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없나 찾아봤다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바로 한 그루의 소나무였다

 

상당한 크기의 소나무로써 옆에 절벽을 끼고 자라있었다

 

기대를 가지고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어떻게든 올라가서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나의 남은 힘을 믿고 등을 절벽에 대고 다리를 나무에 딛으며 조금씩 위로 올라갔다

 

심심할 때 보던 내쇼날 지오그래픽 같은 프로그램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이런 지형에서 비교적 안전빵으로 등반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큰 힘을 내지 못하는 그 때의 상황에서 침니등반법은 엄청난 도움이 되주었다

 

나무가 없다면 오르지 못했을 절벽이었지만 그렇다고 외국 방송에 나오는 그런 지리는 높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아마 10미터 15미터 쯤 되지 않았나 싶다

 

더 이상 절벽에 등을 댈 수 없을 높이까지 올라온 나는 구태여 아래를 쳐다보지 않았다

 

응딩이 골반을 절벽에 꾹 누르고 허리를 돌려서 옆에 있는 다른 나무를 부둥켜 안았다

 

혹시 미끌어져서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애써 무시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서 호흡을 가다듬고 걱정을 떨쳐버리고 오로지 건너편에 몸을 옮기는 것에만 집중했다

 

나무를 끌어안은 팔에 몸을 끌어올릴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침착하게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하반신을 마저 옮길 수 있을까

 

몸을 비틀고 부들부들 힘을 주고 있는 상황에 옆구리인지 등인지 근육에 쥐가 날 것만 같았다

 

내 계획대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그 때는 본능적으로 행동한 것 같다

 

상체를 땅에 밀착시키니 엉거주춤 땅에 누운 상태가 되었다

 

산도 경사가 좀 있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지 안그럼 미끄러져 떨어질게 뻔했다

 

골반이 땅에 닿아 조금씩 다리를 펴면서 점점 몸을 건너편으로 옮겼다

 

떨어져있는 솔잎 때문에 미끄러워서 큰 동작을 취할 수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역이용을 하는게 가능했던 것 같다

 

다리로 나무 기둥을 미니까 몸이 미끄러지듯 자연스레 이동했기 때문이다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어슴푸레한 숲 속에서 거미줄을 치고있는 거미 한마리가 나를 반겨주었다

 

머리에 거미줄이 뜨드득 하면서 뜯겨지는데 머리카락에 감긴 거미줄을 타고 거미가 도망치는게 느껴지니까 머리카락이 쭈뼛 섰지만

 

내가 싫어하는 곤충... 거미는 동물에다 익충인건 제외하고

 

일단 내가 싫어하는 그런 놈일지라도 숲의 생명이 나와 접촉했다는게 참으로 반가웠다

 

물론 갯강구나 바퀴벌레였다면 아마 놀라 자빠져 낭떠러지에 운지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불과 하루만에 접촉하는 숲인데 이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솔잎을 움켜쥐고 희열을 느끼는게 어디 흔한 일인가?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나무를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워 다시금 걸어나갔다

 

마치 디아블로에서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동굴이 밝아지는 것 처럼

 

내가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 마다 숲은 점점 더 밝아져왔다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으니까 오줌 마려워서 노상방뇨 한번 싸줬다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맬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그건 정말 동물적 감각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산을 올라가다보니 이윽고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숲 속의 익숙한 경치를 어떻게 설명을 해야될지 모르겠다

 

'여기 무슨 빌라가 있고 저긴 무슨 고깃집이 있으니까 여긴 우리동네다.' 라고 말할 수 있는게 아니라

 

익숙한 나무의 형태라던지 익숙한 기운 같은게 있다... 산에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지도 모르겠다

 

이걸 이렇게 가고 이쪽으로 쭉 가면 산책로로 갈 수 있다는 본능적인 무언가가 작용했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물 만난 고기처럼 성큼성큼 숲을 나아가니 아니나다를까 산책로가 드러났다

 

산책로를 따라 털레털레 집을 향해 내려갔다

 

도중에 어떤 사람 한명이랑 마주쳐 지나가는데... 이게 또 굉장히 기분이 묘하더라이기야

 

결국 다시 문명의 땅을 밟았구나 하는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더라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편의점에 들러서 똑같은 캔커피와 삼각김밥을 사들고 집으로 귀환했다

 

냉장고에 삼각김밥과 캔커피를 쑤셔박고 방에 들어가서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거의 17시간 잤더라

 

물론 첫 끼니는 삼각김밥이랑 캔커피였다

 

지금 떠올려보면 진짜 씹 병신같은 경험인데 그런 병신같은 경험도 결국에는 추억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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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부터는 진짜 쓸데없는 짓 안해야지 하고 결심했었는데

 

병신같은 모험 경험이 또 있다는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다

 

어쨌건 쓰다보니 많이 길어진 것 같은데 아무쪼록 심심풀이가 됬으면 좋겠노

 

 

 

 

<세줄 요약>

 

1. 거리 단축 목적으로 해안선 통과를 시도함

2. 병신같이 조난당했다가 병신같은 고난들을 겪음

3. 결국 혼자 힘으로 탈출해서 무사 귀환함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7. 3. 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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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는 28살이다. 

 

27살 승승장구하던 인생 가장 큰 좌절을 맛보고,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

 

1억이 넘던 통장잔고는 1억이 넘는 빚이 되어있었고,

 

내가 타고 다니던 bmw는 낡은 운동화가 되었고, 

 

내 주변은 술이며 계집질 한번이라도 얻어먹을려던 친구라던 놈들 대신 빚쟁이들만 가득했다, 

 

인생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구직란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글을 보았다. 

 

'원양어선' 인생끝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하니 결심은 의외로 쉽게 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 원양어선 취업후기를 살펴봤다, 

 

최신글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10년 가까이 된 글들이었다.

 

10년 전에 이 정도 대우에 이 정도 페이를 받았으면 

 

10년이 지난 지금은 대우도 좋아지고, 페이도 높아졌겠지 라고 생각하니,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까지 되었다.

 

삼XX운, 인터넷으로 찾아본 곳 중 조건이 가장 좋아보이는 한 곳으로 전화를 했다. 

 

 

-배를 타려고 하는데요,

 

-등본2통, 예비군이면 초본 1통, 속옷등 짐 들고 부산역으로 오셔서 전화하시면 됩니다.

 

 

바로 가족들에게 결심을 알리고, 3일 정도 주변 정리를 하고부산으로 내려갔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되어 있었다. 

 

사무실에 풍채좋은 사장이 앉아 있었다,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숙소를 잡아줄테니 내일 건강검진을 받으면 된다고 했다.

 

궁금했던 점들을 묻기 시작했고 풍채좋은 사장은 하나하나 대답을 해주었다.

 

 

-급여는 어느 정도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본급 200만원이고, 3개월마다 보합료(배에서 3개월간 잡은 것을 판 돈)를 정산한다.

 

-그 보합료의 수준은 얼마 정도입니까?

 

-봄철 3개월이면 거의 천만원 정도 된다, 가을철은 그것의 두 배 정도 생각하면된다.

 

-한번 출항하면 육지는 언제 들어옵니까?

 

-배마다 틀리다, 하루마다 왔다갔다 하는 연안선도 있고, 한달마다 들어오는 배도 있다.

 

 

대충 계산을 해도 12개월 기본급 200만원이면 연봉 2400에, 

 

보합료 3개월마다 정산 1년이면 4번 정산 적어도 4천만원, 

 

그렇게 계산하면 연봉은 6400, 이 정도면 할만하다, 

 

배위에서 생활하면 돈쓸 일도 거의 없고, 2년이면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다. 

 

 

-저는 한달마다 들어오는 배를 타겠습니다. 요즘에 잘잡히는 배로 하나 추천해주십쇼

 

 

-봄철은 꽃게나 문어를 잡는 통발어선이 괜찮다, 거기로 알아봐주겠다, 

 

숙소를 잡아줄테니 숙소에서 쉬고 내일 오전 사무실로 와라 

 

 

 

숙소의 위치를 설명듣고 걸어갔다, 상당히 오래된 낡은 호텔이었다. (말만 호텔 여관수준)

 

착잡한 마음에 누워서 줄담배를 태웠다, 마음정리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냥 고생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가족, 친구들과 통화를 하고나니 정리됐다고 생각했는 마음은 다시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불안한 마음에 뒤척이다 잠이 들었고, 아침에 사무실로가 사무장과 함께 병원에서 간단한 검진을 마치고, 

 

자갈치시장 한 상점에서 선원용 가방을 하나 구매했다. 

 

작업할 때 입는 작업복, 세면도구, 장화등 배위에서 필요한 물건들이 가득 담겨있는 가방이었다.

 

 

검진을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가니 40대 중반쯤 되보이는 분 두 분이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사장은 역시 해병출신은 어쩌고라며 필요도 없는 소리를 해대며 나에게 계약서를 쓰자고 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얘기하고, XXX은 매달 X일에 기본급 200만원을 지급받으며, 

 

모든 임금계산은 보합제로 한다. 라는 계약서에 이름을 적고나니 처음 보는 40대 중반 남성이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사무실에 가방을 매고 들어가니, 이곳은 해X수산이라고 했다. 

 

오늘 오후쯤에 통영으로가서 선주와 선장을 만나게되고, 내일 새벽에는 출항을 한다고 했다.

 

이제야 진짜 실감이 나는듯 했다. 

 

2시간 정도가 걸리고 통영에 도착했다. 

 

배에서는 해X수산 사장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 자신을 배를 탔던 이야기를 쉴세없이 얘기했다. 

 

힘은 들지만 배라는게 새로운 출발을 할수있는 계기이며 발판이 된다며, 

 

자신도 배를 타고 지금은 사무실을 하고있다고 얘기했다, 

 

내가 잘만 하면 3개월 뒤에 갑판장, 1년 뒤에는 사무장,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는 선장도 할 수 있다며 희망을 계속 얘기해주었다. 

 

 

통영에 도착하고 선착장앞 허름한 가게에서 노인들이 카드를 치고 있었고, 

 

해X수산 사장은 반갑게 인사를 건냈다, 

 

한노인은 앞에 나와서 나에게 자신을 선주라고 소개하고 준비된 서류들을 하나씩 확인했다. 

 

배를 타기에는 곱상해보인다며, 마음에 든다던 선주. 

 

곧 선장과 갑판장 사무장이 오니 같이 저녁을 먹자고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선착장에는 닭장같이 철창이 되어있는 배가 보였다. 

 

저 배가 내가 내일 타고 나가면 1달정도는 생활해야 될 배라고 했다. 

 

잠시 후 누가 봐도 선장으로 보이는 뚱뚱한 사람이 나타났다. 역시나 선장이라고 했다. 

 

상당히 우락부락하게 생겼고, 몹시 뚱뚱했고, 싸우면 무조건 질 거 같았다. 

 

늙은 아오르꺼러 같은 느낌이었다. 

 

이어서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한  뱃사람처럼 안보이게 곱상해보이는 사람이 나타났다. 

 

자신을 사무장이라고 소개했으며, 

 

배에는  승선하지 않으며 육지에서 선주와 함께 사무적인 일을 보고, 임금을 관리한다고 했다. 

 

이어서 몹시 외소한 체격에 할아버지같은 분이 한 분과 40대 정도에 상당히 나쁜놈처럼 생긴 마른 남자가 같이 나타났다. 

 

외소한 체격의 할아버지는 조리장이라고 했고, 나쁜놈은 갑판장이라고 했다. 

 

다른 선원들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했지만 일반 선원들은 대부분 전화를 안받던가, 받아도 식사를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선원가방과 개인가방을 선주의 차에 싣고, 사무장을 따라 돼지갈비집으로 이동해서 식사를 마쳤다. 

 

술은 먹지 않았고 고기와 밥만을 먹고, 통영에 허름한 모텔로 안내를 받았다.

 

아침 5시에 깨우러 올테니 편하게 쉬라고 얘기하고 사무장은 떠났다. 

 

이리저리 불려다니고 끌려다닌 하루에 피곤함이 밀려와서 금방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아침 5시, 문이 쿵 하고 열리고 사무장이 들어와서 나갈 준비를 하라고 했다. 

 

대충 샤워를 하고 사무장 차에 올라타서 선착장으로 갔다. 

 

선주는 부산하게 준비를 하고있었고, 하나둘 사람들이 나타났다. 

 

뱃사람들은 하나같이 앞니가 없었다. 

 

출발에 앞서 배안에서의 침대를 배정받았다. 

 

배의 구조는 중심에 선장실이 높은 곳에 위치해있고 배의 앞쪽은 갑판과 작업대가 있었다. 

 

양옆 작은 복도를 따라가면 뒤쪽에 조리실이 있었고, 조리실 옆에 판자를 타고 올라가면 2층에 통발을 재는 곳, 

 

조리실 앞에 바닥뚜껑을 열면 사다리를 통해 침대와 짐을 둘 수 있는 작은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좁은 방안에는 2층짜리 침대 5개가 빼곡하게 들어서있고 가운데에 작은 공간이 있었다.

 

생각보다 허름한 비주얼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사다리 정면 1층침대에 짐을 풀고 작업복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좁은 사다리를 타고 다시 올라가보니 배는 출항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의 총 인원은 선장과, 갑판장, 조리장, 기관장, 선원 다섯 총 9명의 인원이었다. 

 

그 중에는 베트남에서 돈을 벌러온 젊은 외노자도 한 명 있었다. 

 

배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철창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가 밧줄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선장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2층 닭장안에 앉아서 거침없이 달리는 배에 앉아 3시간 동안 밧줄을 정비했다. 

 

3시간만에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2층에 올라가 3시간동안 밧줄정비를 했다.

 

멀어지던 육지는 이제 아예 보이지 않았고, 

 

달리는 배안에서는 멀리 희미하게 이름모를 작은섬들만 간간히 보일 뿐 바다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행히 배멀미를 하지 않았다. 

 

밧줄작업이 다 끝나고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1시쯤 되었을 때 갑판장은 다들 들어가서 낮잠이라도 한숨 자라고 했다. 

 

그리 힘들지 않은 밧줄작업을 끝마치자마자 낮잠이라니... 

 

나는 이 정도면 버틸만 하다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았다. 

 

낮잠을 자다가 오후 5시쯤 되었을 때 벨이 울렸다. 

 

귀가 찢어질 정도로 시끄러운 벨소리에 일어나서 허겁지겁 갑판으로 나갔다. 

 

선장은 이제 작업을 시작할테니 다들 준비하라고 방송했다.

 

 

37살의 나와 나이차이가 가장 적게나는 형님과 나는 2층에서 올라오는 통발을 쌓는 업무를 부여받았다.

 

정확히는 내가 부여받은 업무지만 처음해보는 업무이기에 3일 정도는 둘이서 같이 하라고 지시받았다.

 

배에서의 업무는 컨프레셔가 돌아가면서 뿌려놓은 통발을 하나씩 하나씩 건져올리면 

 

젤 앞에 위치한 사람이 통발을 빼서 작업대에 올려주고, 

 

두번째 위치한 사람은 통발을 밑으로 털고, 

 

세번쨰 위치한 사람은 안에 있는 미끼통을 새걸로 바꾸고, 

 

네번째 위치한 사람은 미끼가 빠지지 않게 고리를 걸어서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준다, 

 

그러면 2층에 대기하고 있던 내가 올라오는 통발을 순서데로 쌓는 작업이다. 

 

이 단순 반복작업은 통발 2200개 정도를 쌓으면 한 어장이 끝났다고 표현한다. 

 

한 어장의 작업이 끝나고나면 앞쪽 작업대에 있던 사람들은 조리실 앞쪽에 위치한 통발을 다시 뿌리는 곳에 위치하게 되고, 

 

2층에 쌓아둔 통발을 1층으로 통하는 구멍으로 마구마구 내려주게되는데, 

 

밑에서는 그 통발을 하나씩 하나씩 밧줄에 걸어 달리는 배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바다에 다시 뿌려지게 된다. 

 

흔들리는 배위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올라오는 통발을 9,10층으로 쌓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2200개의 통발이 쌓이기 위해서는 공간하나없이 빼곡하게, 

 

컨베이어벨트위에 판자까지 대고 그위에까지 쌓아야 다 채울 수 있었다. 

 

보통 이작업은 하루기준으로 4개의 어장을 하게된다. 

 

통발을 쌓으며 거친숨을 내쉬면서, 이거는 진짜 힘들다.. 이래서 돈을 많이 주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통발을 쌓았다. 

 

배를 타는 사람들의 이미지는 진정한 남자, 거침없는 남자,바다를 가슴에 품을만큼 넓은 가슴 등을 상상하지만, 

 

실제로 속은 정말 참새 x 만하다, 힘든 일 자신이 손해보는 일을 정말 싫어하고, 못배우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몹시 많다. 

 

통발을 쌓으면서 처음해보는일에 조금 버벅이자, 같이 일하던 형은 몹시 짜증을 내고 사람을 나무랐다. 

 

일을 가르쳐준다 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듯 했다. 

 

그냥 너와 내가 같이 일을 하면 니가 처음하던 오래하던 간에 우리는 5:5의 일을 똑같이 해야된다

 

라는 생각이 박혀있는듯 했다. 

 

그래도 묵묵히 참으면서 통발을 쌓았다. 

 

그렇게 첫날 두 개의 어장을 작업하고 저녁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작업이 끝나고 잠을 잘수가 있었다. 

 

배에서 물론 씻을수는 있었다. 

 

작은 통에 정수된 물이 담겨있고, 대야가 바닥에 있었다. 

 

협소한 공간이지만 씻을수는 있었다. 

 

하지만 정말 힘든 노동이 끝나고 온몸이 바닷물인지 땀인지 모르게 다 젖은 상황에서, 

 

육지에서처럼 깨끗이 씻고 잔다는 건 몹시 힘든 일이었다. 

 

다들 옷을 벗어던지고 대충 손과 발 얼굴을 물로 행구고, 침실에 들어가 잠을 청하기 바빴다. 

 

나도 정신없이 들어와서 눕자마자 폰을 잠시 확인하고, 

 

(카톡, 문자등 간간히 신호가 잡힐 때 들어와있는 것들은 확인할 수 있었다. 답장은 거의 안됨) 바로 잠이 들었다. 

 

 

새벽 3시 작업 시작 벨소리가 울렸다. 

 

졸린 눈을 비비고 갑판에 올라가서 작업을 준비했다. 

 

두번째 날도 첫날과 마찬가지로 일의 반복이었다, 

 

어장에서 어장으로 이동할 때는 밧줄과 미끼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어장에 도착하면 통발을 쌓는일을 무한히 반복했다. 

 

 

사고는 두번째 날에 발생했다. 

 

첫번째 어장일을 다 끝내고, 미끼를 손질하고, 두번째 어장에 도착했는데 정말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파도가 높게 쳤다. 

 

통발을 쌓는 족족 통발은 엎어지고, 두사람이 올라오는 통발에서 버티기 힘들 정도로 파도가 높게 쳤다. 

 

몇번이고 넘어지면서 올라오는 통발을 감당하면서 겨우 모든 통발을 쌓을 수 있었다.

 

문제는 통발을 내릴 때 발생했다. 

 

쌓아져있는 통발을 빨리 내리려면 통발을 쓰러뜨리면서 뚫린 구멍으로 1층으로 내려야되는데 

 

쌓여져있는 통발을 하나씩 넘어뜨리기 시작하자 

 

파도에 심하게 흔들리는 배에서 버티지 못하고 쌓여있던 통발이 한꺼번에 쓰러졌다. 

 

나는 통발을 정리하던 중 통발에 뒤통수와 허리를 심하게 부딪히며 깔리고 말았다. 

 

급한데로 통발을 치우고 겨우 일어났는데, 뒤통수에 맞은 통발때문인지 

 

배멀미를 하지 않았던 나도 계속 어지러움증이 느껴지고, 속이 거북했으며, 온몸이 아팠다. 

 

일단 하던 작업을 모두 끝마치고 나는 갑판에 주저앉았다. 

 

깔린 통발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팠다. 

 

선원들은 다친 나를 보고 걱정보다는 조롱을 했다. 

 

정말 죽이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 

 

 

-하루해보니 힘들어서 엄살피우는 거 아이가? 

 

-깔린 건 맞나?? ㅋㅋ 얼른 일나가 작업해라 

 

 

미끼작업이 끝나고 잠깐의 짬이 났다. 

 

쉬는 시간 앉아서 바로 위 37살 형과 담배를 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왜 배를 타게 되었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지금 느낌이 어떤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임금의 대한 얘기가 나왔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내가 들은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야기였다. 

 

할 말을 잃었다. 

 

무엇인가 너무도 많이 잘못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임금과는 너무 달랐다. 

 

기본금이라고 지급하기로 한 200만원은 일종의 가불 형식의 임금이었고,

 

3개월에 적어도 천만원은 된다던 보합금은 봄철 통발 어선은 800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쉽게 얘기하자면 내가 들은 임금은 3개월간 200만원의 기본금과 3개월의 보합금 1000만원 , 

 

총 3달에 1600만원 못해도 1500만원이라는 금액으로 이해를 한 것이다. 

 

평균 급여로 생각한다면 월500 정도, 

 

일을 하면서도 월 500 정도니까 이렇게 힘든 일도 버티면서 하는 거구나 라고 이해하면서 버티기 힘든 노동을 참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배에서 형님에게 들은 정확한 임금체계는 너무나 심하게 달랐다, 

 

 

애초에 기본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3달해서 그냥 보합금800만원 + @ 수준인것이다. 

 

내가 앞선 2달에 기본금이라는 명목으로 200만원을 2번 받게 되면 

 

3개월 째에 나올 보합금 800만원에서 400만원을 제하고 나오게 된다는 것이었다.

 

 

도저히 믿을수가 없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이틀을 중노동하면서도 요동치는 배위에서 뒹구르고 넘어지면서도 버텼던 이유, 그 이유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통발에 깔려서 몸도 정상이 아닌 상태에 고립된 배위에서 멘탈은 순식간에 산산히 박살나버렸다. 

 

허리를 부여잡고 쩔뚝거리며 선장실로 향했다. 

 

선장실에 노크를 하고 문을 열자 늙은아오르꺼러가 신경질적으로 날 쳐다보며 얘기했다.

 

 

-무슨일이고 ? 

 

-제가 들은 임금방식이랑 여기서 직접들은 임금방식이랑 너무 다릅니다. 뭔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어쩌라고? 문닫고 내려가서 잇감(미끼,먹잇감)만드는거나 도와라

 

-저는 사무장과 통화해봐야 될 거 같습니다. 

 

-바쁜데 무슨 통화고, 통화해서 어쩔껀데

 

-그래도 통화해서 확인해야 일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문을 닫고 조리실과 갑판 사이에 있는 통로에서 사무장에게 전화를 했다. 

 

다행히 신호가 잡히는 해역이었고 통화는 완전 매끄럽지는 않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한 수준으로 할 수 있었다.

 

 

-사무장님, 제가 여기서 임금이나 보합금 금액에 대해서 얘기를 들었는데 애초에 들은 것과 너무 다릅니다.

 

-니가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뭐가 문제냐?

 

 

-제가 받기로 한 돈은 기본금과 보합금 두개였습니다. 

 

저는 하루먹고 살기위해 여기에 배를 타러 온 게 아닙니다.

 

저는 빚이있고, 그 빚을 해결하기 위해 배를 타러 온 것입니다. 

 

 

-니가 뭘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선장이랑 갑판장한테 정확히 얘기해주라 연락할테니 선장과 갑판장한테 설명을 들어라. 

 

지금 니가 뭐라는지 잘 들리지도 않고 설명도 힘들다. 

 

 

우선 통화를 끝내고 통로에 주저앉았다. 

 

왠지 나쁜 예감이 들었다. 내가 속은것 같다는.  

 

시스템부터, 임금지급까지 모든 것이 내가 속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눈물이 쏟아질 거 같지만 작은 희망을 품고, 진정하자고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담배 한 대를 태우고 나서 선장실의 문을 열었다.

 

 

-사무장님이 선장님과 얘기하라고 연락하신다고 했는데 언제 얘기하면 되겠습니까?

 

-지금은 작업을 해야되니까, 시마이하고나면 저녁에 선장실로 온나

 

 

-제가 아까 위에서 작업하다가 통발에 깔려서 지금 머리가 너무 아프고 몸에 힘이 안들어가서 그러는데

 

오늘 작업만 좀 바꿔주십시요.

 

 

-어린놈이 니 힘들다고 바꿔달라고 하면 배가 어찌 돌아가노, 퍼뜩 올라가서 작업도와라 

 

-정말 다른 작업 다 할 수 있는데 지금 상태로 통발쌓는 건 너무 힘듭니다. 

 

-해병대라는 새끼가 조금 아프다고 엄살부리고 아프다고 못하겠다고 하고 장난치나 시@놈아 

 

 

더이상 얘기 나눠봤자 남을 건 없을 거 같았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2층으로 다시 기어올라갔다. 

 

작업을 할 때는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든 정도의 악취가 난다. 

 

내가 볼 수 있던 건 미끼를 바꿔끼운 빈통발이기 때문에 뭐가 잡히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통발을 쌓고나면 바닥에 생선비늘이며 뭐라 설명하기 힘든 찌꺼기가 바닥에 가득 쌓였는데 

 

그것의 냄새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지독했다.

 

지끈거리는 머리에 쌓인 찌꺼기 냄새에, 멘탈은 지금 거의 다 부서진 상태. 

 

정말 넋을 놓고 바다만 바라봤다.

 

다시 작업이 시작되고 줄지어 끝없이 올라오는 통발을 차례로 쌓기 시작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다잡으면서 통발을 쌓아올렸다. 

 

아닐 거라고 몇번이고 되뇌이면서 통발을 쌓아올렸다.

 

끝날 거 같지 않는 작업을 다 끝내고 나니 저녁 10시 무렵이 되었다. 

 

(한번 작업은 거의 3, 4시간 정도가 걸리고, 새벽 3시쯤부터 7시까지 - 아침 - 8시부터 12시까지 -

 

 점심 1시부터 5시까지 - 저녁 - 6시부터 10시 - 야식 - 잠 거의 이런 시스템이다.) 

 

 

나는 대충 물로 몸을 행구고, 옷을 갈아입고 선장실로 향했다. 

 

선장실에는 갑판장이 있었다.

 

선장실안에 들어가서 얘기하기는 먼가가 협소해 보여서, 

 

선장과 갑판장은 선장실 안에서 나는 선장실 문앞에 서서 이야기를 시작했고, 갑판장이 먼저 말을 했다.

 

 

-뭐가 문젠데? 

 

 

-저는 처음 들었던 것과 돈문제가 너무 달라서 지금 충격이 너무 큽니다. 

 

전 보합료가 1000만원은 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캤나, 니 데리고온 소개소에서 캤는거 아이가?

 

-삼xx운 말입니까? 

 

-니는 해x수산 소개받고 왔다매?

 

-일단 중요한거만 설명해주십쇼... 제가 돈을 어떻게 받는지만 설명해주십쇼

 

 

여기서 선장과 갑판장이 설명을 해주는데 설명을 듣는 중에 정말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나마 800만원이라는 것도 통상적인 평균이고, 평균보다 안잡히게 되면 그보다 작을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애초에 뱃사람들의 삯을 계산하는 방법은 육지에서 공장이나, 건설현장등에서 계산하는 방법과는 완전 달랐고, 

 

삼xx운은 교묘하게 말을 짜집기해서 오해하기 좋게해서 나를 팔았는것이다.

 

그것도 사무실에서 직접 판 것도 아니고, 다른 소개소 사무실을 통해서 2중으로 팔았는것이다. 

 

나 하나를 배에 태우고 사무실에서 챙겨가는 돈은 100만원 정도가 되며, 

 

그 중 50만원 정도는 내 임금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근근히 버티던 멘탈은 완전 박살이 나버렸다.

 

 

설명을 듣고 침실에 누워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렀다. 

 

요동치는 배에 부딪치는 파도소리, 폰에 저장해놓은 돌도 안된 조카사진과 가족사진을 보면서 소리없이 끅끅 울었다. 

 

니가 반드시 다시 일어서서 멋있는 삼촌이될거라는 걸 믿는다는 누나의 문자와

 

우리 처남 믿는다는 자형의 문자 언제든지 전화나 문자되면 연락하라는 엄마의 문자까지 하나하나 읽으면서, 

 

이렇게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해서 눈물이 났다. 

 

밤새 한숨잠도 이루지 못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새벽3시 다시 벨이 울렸다. 

 

나는 나가자마자 선장실로 향했다. 

 

 

-저는 이 돈 받고는 일 못합니다. 저는 배에서 내리겠습니다. 

 

-뭐임마?? 이새끼가 장난치나, 뭘 내려 어찌내려?

 

 

-해경을 불러서라도 나가야겠습니다. 

 

아니면 오늘 운반선이 온다고 들었습니다. 몸도 안좋고 임금문제도 해결하고 다시 타던지 결정해야될 거 같습니다. 

 

 

-해경? 니가 해경불러서 우리 작업못해서 피해보는 돈 다 물려줄거면 해경을 불러라 쌍놈에새끼야

 

 

대화가 끝나서 갑판위에 서있으니 갑판장이 와서 통발쌓는게 아닌 다른 작업을 지시했다. 

 

통발에서 털어낸 해산물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통발을 끌어올리면 통발터는 사람이 작은컨베이어 벨트위에 털어내게 되고, 

 

작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값어치가 있는 해산물을 분류해서 어창에 보관하게되고 

 

값어치가 없는 해산물은 그대로 알루미늄 바닥에 떨어져 틀어져있는 물살을 타고 배밖으로 다시 버려지게 된다.

 

 

문어, 게, 붉은생선들, 바다장어, 오징어등 만 어창에 보관하고 그외에 것들은 대부분 버리게된다.

 

삼일 째 되는 날 갑판에서 처음 분류작업을 하게된 날, 이날은 파도가 정말 심하게 쳤다. 

 

(아마도 너무 파도가 심하게 치니 갑판장이 통발작업을 직접하고 아래쪽에서 작업을 지시한 것 같다.)

 

분류작업을 하는데 정말 바닷물이 배위를 촥 하고 덮으면 갑빠에 모자까지 덮어쓰고 있어도 

 

온몸이 물에젖고 눈도 못뜰 정도로 힘이 든다. 

 

바닷물이 눈에 들어오면 정말 눈이 안떠진다. 

 

고무장갑을 끼고 있어서 눈을 마음데로 닦을수도 없다. 

 

겨우 실눈을 떠서 어종을 확인하고 분류작업을 한다. 

 

문어나 붉은생선들은 정말 옮기기 쉽다. 

 

게도 집게때문에 조금 까다롭긴해도 어창에 바로 넣는게 아니라 

 

큰 다라이에 보관하다가 어창으로 옮기기 때문에 옮기는데 힘이 들진 않는다. 

 

문제는 바다 장어인데 이놈들은 맨손으로 잡을수도 없고, 그물을 이용해서 잡아야되는데, 크기도 크기고, 힘도 엄청 좋다. 

 

그리고 어창입구가 너무 좁아서 힘들다. 

 

만약에라도 놓치게되면 장어가 발광하다가 배밖으로 흘러나갈수도 있다. 

 

그게 다 돈이기 때문에 그런 실수를 하게되면 정말 심한 욕을 먹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한마리도 놓치지 않기위해 노력했다. 

 

정말 마음으로는 임금문제에 속았다는 사실때문에 정말 일하기 싫은데 

 

그래도 하는 동안에는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 

 

한번 미끄러진 장어를 잡기위해 배밖으로 흘러나가는 수로를 몸으로 막고 장어를 주워담으면서

 

나는 오늘 운반선이 들어올 때 육지로 나갈 것이라고 몇번이고 다짐했다. 

 

 

바다에 흘러가는 장어를 잡기위해 몸을 던지고 겨우 잡아서 어창에 넣고나니 , 선장이 방송으로 얘기했다

 

 

 '자 머하노? '

 

 

갑판장이 얘기했다. 

 

 

'장어 잡지마라 ~ 아 잡는다,' 

 

 

선원들이 조롱섞인 웃음을 짓는다. 

 

다 죽여버리고 싶다. 그냥 다 죽여버리고싶다.

 

이미 그들에게는 나는 이미 떠날 사람이며, 이미 그들의 동료는 절대 아니였다. 

 

그래도 묵묵히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선장이 갑판에 내려와 갑판장과 대화를 나눈다

 

-아무래도 뭍에 들어가야될 거 같노

 

-비도 잡혀있고, 진도로 드가는게 낫겠는데예, 

 

 

안듣는 척 일하면서 속으로 내심 다행이라고 몇번이고 외쳤다. 

 

운송선이 온다고해도 안태워주면 그만이고, 해경을 부른다고하면 이들은 나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육지로 들어간다니 이건 정말 다행이다. 

 

속으로 내심 다행이라고 외치며  생선들을 분류하고 있을때 선장이 날 부른다. 

 

 

-니 사무장이랑 통화했는데, 니는 작업 시마이하고 옷갈아입고 드가라 ,

 

-예? 작업안끝났는데 들어가도됩니까? 

 

 

-일못하겠다고 했다매, 일시키지 마라카니까 걍 드가고, 

 

우리 육지드가면 내리든지, 운송선을 타고 내리든지 알아서해라

 

 

-예

 

 

속으로는 정말 쾌재를 불렀다. 

 

이 미친 노동을 그만할 수 있다는 것이, 

 

그때 마음은 솔직히 삼일 일했던 거 돈 안받아도 내려만주면 감사하게 내리겠다는 마음이었다. 

 

적어도 그때 마음은 그랬다. 

 

육지를 밟을수만 있다면, 그냥 이 미친 배에서 내릴수만 있다면,

 

건설현장이든 공장이든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선장의 지시를 받고 나는 작업복과 장화를 벗고 조리실앞에 방뚜껑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남들이 일하고있는데 쉬는 마음이란 이런 비유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자퇴를 확정짓고 땡땡이를 치는 고등학생의 마음이랄까, 

 

갇혀있는 곳에서 자유로워졌다는 해방감과 알 수 없는 걱정들이 섞인 미묘한 감정. 

 

서랍같은 침실에 혼자 몸을 구겨넣고 휴대폰을 잠시 보다가 이내 문을 닫고 심하게 요동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한시간여가 흐르고 작업중이던 선원들이 밥을 들고 방으로 내려왔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당장에 급한 작업이 없을 경우는 식사를 방으로 옮겨서 한다. 

 

배가 안정적이고 급한 작업이 있을 경우에는 조리실 바로 앞에서 밥을 먹었는데, 

 

밥은 개인 밥그릇과 국그릇만이 주어지며, 밑반찬은 군대나 학교에서 사용하는 식판을 이용하게 된다.

 

방에서 먹는 경우는 조금 덜하지만 조리실바로 앞에서 밥을 먹을 때는 정말 더러운 꼴을 많이 보게된다. 

 

왜 뱃놈 뱃놈이라고 하는지....이들은 예절도 없으며, 공동체의 의식도 전혀 없었다. 

 

물론 다른배는 어떨지 전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탔는 이배에서만큼은 확실히 그랬다. 

 

밥을 먹다가 일어나서 두 걸음 정도 걸어가 오줌을 누고, 밥을 먹는 와중에 선장이 바로 옆에서 똥을 싸기도 한다. 

 

먹어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러운 꼴을 보면서도 그냥 참고 먹는다. 

 

선장은 선장실에서 따로 식사를 하게되며 식탁은 따로 없지만 

 

쟁반에 밥과 국 반찬을 따로 담아서 배에 막내들이 선장실로 직접 가져다준다. 

 

영화 해무를 보면 조금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남는 음식은 바다에 그대로 버리게 된다.)

 

 

선원들이 밥을 들고 내려왔지만 작업중에 열외되서 내려와 누워있는 나에게 누구하나 식사를 권하는 이는 없었다. 

 

나 또한 전혀 먹고싶은 생각이 없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 그 열악한 식사에 입조차 대고싶지 않았다.

 

나는 그냥 침대문을 닫아둔 채로 계속 잠을 청했다. 

 

파도 때문에 작업이 불가했는지 식사를 한 선원들도 음식을 치우고 다들 침실에서 쉬고 있었다. 

 

두시간여가 더 흐르고 갑판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짐싸서 나온나, 

 

-예? 저요? 

 

-그래 니 짐싸가 나온나 운송선 들어왔다니까 니 저거 타고 나가라 

 

-예

 

 

헐레벌떡 내짐을 싸기 시작한다. 

 

깔아놓은 이불, 벗어놓은 작업복은 다시 가져갈 생각조차 하지않았다. 

 

왜냐면 다시는 나는 이 미친일을 하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에 입었던 옷들만 가방에 구겨넣기 시작했다. 

 

갑판에 나가니 갑판장과 선장, 갑판장과 붙어지내는 선원 셋만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통발어선보다 작아보이는 어선이 과자와 담배등 박스 몇 개를 싣고와서 나르기 시작하고, 

 

두 명의 짐을 든 사람들이 이쪽배로 옮겨탔다. 

 

내가 내려서 타게된 사람들인지, 아니면 늦게라도 합류하게 된 사람들인지 나는 알길이 없었다. 

 

다만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나는 내짐을 저배로 옮기고 나는 오늘 육지로 나가야된다는 것이었다. 

 

운송선에서 옮겨실어야 될 짐을 다 옮겨실은 뒤 선장이 방송으로 빨리 나보고 옮겨타라고 얘기했다.

 

꽤 먼거리였지만 짐을 둘러매고 나는 뛰어넘어서 배를 옮겨탈 수 있었다. 

 

옮겨탄 배에는 선장 1명과 기관장 1명의 늙은 어르신 두분만이 타고있는 배였다. 

 

옮겨탄 배에 갑판에 앉아 담배를 피면서 멀어져가는 운x호, 내가 탔었던 배를 지켜봤다. 

 

(1에 첨부했던 통발어선의 사진은 제가 운송선에 옮겨타서 찍은 사진입니다.) 

 

 

갑판에 앉아 멍하니 멀어지는 배를 보고있으니 기관장이 다가와서 나에게 쉴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었다. 

 

타고있던 배처럼 방이 있거나, 따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기관실의 작은 공간을 나에게 내어주었다. 

 

많이 시끄럽긴 했지만 춥지는 않았으며 누구도 나에게 머라 하는 사람이 없어서 마음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그때 해x 수산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니 배 내렸다매, 니 진도로 들어오니까 내가 그 그천에 있으니까 데릴러갈게 

 

-언제 말입니까? 몇시에 내릴지 확실히 모르겠는데요

 

 

-형이 니 운송선 탔다는거 듣고 진도로 가고있으니까, 

 

니 내릴 때쯤이면 형이 진도 도착할거다, 형이랑 만나서 얘기하자

 

 

-예, 내리면 전화드리겠습니다.

 

 

통화를 끝내고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을 쳐다봤다. 

 

파도가 높긴했지만 무사하게 탈출했다는 해방감에 마음이 놓였다. 

 

두어시간 동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운송선 기관장에게 도착시간을 물어봤는데 오후 3시에 탑승한 운송선은 저녁 11시,12시는 되야 진도에 도착한다고 했다. 

 

두어시간 멍하게 있다가 기관실로 가서 잠을 청했다, 

 

따뜻해서였을까, 마음이 놓여서 였을까 스르륵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8시쯤 잠에서 깨어 주는 밥을 먹고, 11시 30분이 넘어서야 진도에 도착했다. 

 

항구의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확히 기억나는 건 그 밤에 해x수산 사장이 앞에 서있었다는 것뿐이다. 

 

 

육지에 붙은 배에서 짐을 들고 내리고 해x수산 사장앞에 서게 되었다. 

 

사장은 일단은 차에 타라고 얘기했다. 

 

차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에게 앞으로 어떡할 것인지 물었다. 

 

시간이 늦어서 니가 고향에 갈 방법도 없을텐데 형이 어짜피 내일 진도에서 일을 봐야되서 방을 잡아야되니 

 

형이랑 방을 잡고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당장에 터미널에 버스도 없고, 나갈 수 있는 방법도 없었던 나는 알겠다고 얘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임금에 대해서 속았던 부분을 얘기했고, 해x수산 사장은 그게 삼xx운 에서 잘 모르고 얘기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내가 내렸다는 얘기는 삼xx운 사장도 지금 들은 상태고 

 

나에게 처음 승선할 때의 가방값을 물어내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그 금액을 물어봤는데 그 금액은 35만원이라고 했다. 

 

나는 당장에 이곳에서 나갈 방법이 없었다. 

 

얼마가 됐던 비위를 맞출 수 밖에 없었다.

 

 

-네 고향 드가는데로 금액 송금하도록하겠습니다.

 

-어 형 xx은행에서 형 폰번호 치면 그게 형 계좌니까 글로 35만원 넣으면된다.

 

 

알겠다고 얘기하고, 들어가는길에 편의점에서 소주피쳐 한 병,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고 모텔방으로 향했다. 

 

아직까진 내가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모텔방에 따라 들어가서 최대한 비위를 맞췄다. 

 

그래야 내가 완전한 탈출을 할수 있기 때문에, 방에서 소주를 마시면서 사장은 계속 다른 배를 타볼 것을 권했다. 

 

그 배는 원래 잘 못잡는 배여서 그런거다. 

 

이번에 소개해주는 배는 정말 잘 잡는 배고, 육지도 자주 들어오는 배다. 니가 원하는데로 할 수 있다. 

 

애초에 잘못잡는 배에 팔아놓고 할소린가 싶기도 했지만, 굳이 이 사람에게 내 속마음을 보여줄 필요는 전혀 없었다. 

 

앞에서는 우선 고향가서 해결할 일 좀 해결하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둘러대고, 잠을 청했다. 

 

아침 6시가 되어서 나는 내 짐을 들고 모텔을 나섰다. 

 

일단은 당장 들고있는 현금이 없기 때문에 집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터미널까지 한참을 걸으면서 한참을 어머니와 통화했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자초지종 설명을 들은 어머니는 통장으로 차비를 송금해주셨다. 

 

진도에서 고향까지 직통으로 가는 차는 없었고, 대도시를 한군데 경유해서 들어가는 방법 밖에없었다. 

 

터미널에서라도 그 사람에게 잡히면 일이 꼬일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근처에서 숨어있다가 버스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쯤에야 터미널로 급하게 들어가 버스를 탔다. 

 

나는 9시간이 걸려서야 고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나의 길었던 원양어선의 후기이다. 

 

 

오늘은 4월15일 내가 배에서 탈출해서 고향에 온 지 이틀이 지났다. 

 

내가 고향에 돌아온 시간은 4월13일 밤 11시쯤이었다. 

 

나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몇번이고 다짐했었다. 

 

내가 집에 돌아가면 꼭 내가 겪었던 일을 글로 남겨서, 나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13일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바로 곯아떨어졌다가 어제가 되어서야 첫 글을 남길수가 있었다. 

 

 

빚이 생기고 인생에서 한번 주저앉으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자주 했었다. 

 

모든 순간에서 내가 조금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육지에 돌아와서는 배에서도 하지않았던 멀미를 하고있다. 

 

가만서있으면 배에서 배가 흔들리던 것처럼 육지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고

 

그 느낌은 상당히 불쾌하며 가만 서있다가 오바이트까지 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을 최대한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죽는다는 마음으로 이 악물고 탔었던 마음부터, 

 

절망에 떨어진 사람의 마지막 희망조차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느낀 경멸까지. 

 

 

지금도 나처럼 절망에 빠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구인광고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배타는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할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다만 그사람들에게 주의해야될 사실만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만일 내가 타기 전에 이런 글을 봤더라면, 나는 절대 배를 안탔을 것이다.



요약 3줄

1. 삶의 끝자락에서 원양어선 탐

2. 직업 소개소 사장이 월급 통수침

3.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배에서 탈출함

출처 - 네이버 글라라 블로그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6. 4. 6. 14:29
   

그러니까 어제 친구놈이랑 소주 한잔 털면서 들은 얘기인데 참 친구놈도 운없다 싶어서 올림.

내 부랄 친구 급에 드는 놈인데 얘한텐 삼년 가량 사귄 여친이 있음.
물론 나도 몇번 봐서 인사도 나누고 같이 밥먹고 술먹고 놀고, 내 여친이랑 해서 넷이서 같이 일박 이일 놀러도 몇번 다닐 정도로 나름 친한 사이였지.

대부분 남자와 여자가 헤어진 얘기를 하자면 "어느날인가부터 그 혹은 그녀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라는 떡밥이 깔리기 마련인데, 얜 그런것도 없었음.

서로에 대해 관심이 없는건 아니고 아마 서로의 사생활 존중 및 강한 믿음 같은거였나봐.

걍 그 어떤 이상한 조짐도 없었고 그냥저냥 평범하고 안정적인 하루하루가 이어지다가 내년쯤 결혼이나 해야지 라고 생각할 즈음에 일이 터진건데.
얼마전에 친구 여친이 휴가를 받았는데 친구놈과 휴가 날짜를 못맞춘거라.
그래서 자기 친구들과 (물론 다들 여자라고 말했겠지??) 바닷가로 놀러를 갈거라면서 내 친구에게 차를 좀 빌려주면 안되냐고 했나봐.
친구놈이야 뭐 거절할 이유가 그닥 없었고, 지는 전철타고 출퇴근하면 되겠지... 싶어서 흔쾌히 빌려줬대.

그러고 나서 한 이틀인가 있다가 밤에 첨보는 전화가 왔더래.
차좀 빼달라고.
왜 차앞에 전번 적어놓은걸 보고 누군가 내 친구에게 전화를 한거지. 
그래서 친구 왈 "저는 지금 서울이구오 제 친구에게 차를 빌려준거니 그쪽분께 전화를 해보세요" 라고 말을 하려는 찰나에 전화 반대편에서 하는 말 " 아.. 저기 남자분 차빼주시러 나오시네요." 라는 말과 함께 자기 차 리모컨으로 문따는 삑삑 소리가 들리더래-.-

친구새끼 말에 의하면 그 짧은 순간에 모든 시나리오가 머리속에서 그려지며 갑자기 손발 존나 떨리고 호흡 가빠지고 진짜로 멘붕이 오더래.

그래도 속으로 이럴리가 없다 이럴리가 없다.. 싶다고 생각하며 음식점 같은곳에서 남자직원이 대신 차를 빼주러 나온거 아니겠느냐... 싶어서 일단 여친에게 전화를 걸었다는구먼.

진짜 쾌활한 목소리로 "재미있게 잘 놀구있음??" 뭐 일케 물어봤더니 여친 왈 지금 동창 여자애들과 바닷가 산책중 어쩌구 블라블라 해대더래.

그래서 별 쓸데없는 대화 좀 하다가 전활 끊고 머릴 식힌 다음에 아까 차빼달라고 전화걸었던 사람에게 연락을 했대.

실례지만 아까 차를 빼달라고 하셨던 곳이 어디였느냐고.
그랬더니 모텔 주차장이었대.

게다가 친구 여친은 내 친구놈에겐 제부도로 놀러간다 했는데, 전화 건 사람이 말하는 위치는 경기도 가평의 뭐라는 수목원 근처 모텔 ㅇㅇ

혹시나 제부도 가는 대신 가평 수목원에 친구들과 갔나보다..라고 믿고싶은 마음과, 이 씨발년을 찢어죽이겠다는 마음이 막 번갈아서 드는데.
반대편 전화에 있던 사람이 대충 눈치를 깐건지, 아니면 뜬금없는 괴전화에 시달리기가 싫었던건지.

그 사람 왈 "혹시 차빌리신 사람에게 뭐 확인하시고 싶으시면 xx 모텔 전번 검색해서 연락해보셔요" 라고 말하곤 끊더래.

그래서 모텔 전번 검색하곤 프런트에 전화를 건후 "xxxx 번호의 승용차를 주차시킨 사람들 방에 전화 좀 연결해 주세요" 했더니 프런트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xxx 호네요. 전화 연결해드림" 이러더래.
그리고 전화 신호가 떨어지고 몇초후, 왠 남자가 전활 받더래.
그래서 친구놈이 떨리는 목소리로 "혹시 xxxx 번호 차주 아니시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더래 ㅅㅂ

더이상은 말할 기운도 정신도 없어서 걍 전화 끊고 그대로 앓아눕고, 담날 출근해서도 일을 손으로 하는지 발로 하는지도 모르게 하루를 보내는데 저녁에 여친 전화가 오더라는구먼.

아무렇지도 않게 차 잘썼다고 돌려준다면서 뭐 며칠동안 자기가 보고싶었다느니, 맛난거 먹자느니.

퇴근하곤 나가서 차 돌려받고 귓뱅맹이 한대 후릴까 하다가 그럴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선 그냥 조수석에 타려는 여친 차밖으로 밀어내곤 그길로 차끌고 집에 온뒤로 바로 이별 통보 ㄱㄱ...

뭐 어제 만나서 그 후일담을 들으니 여친은 계속 왜 그러냐.. 오해다.. 어쩌구 물타기 해대다가 친구놈이 모텔 전번부터 시작해서 모텔방에 전화 걸은 썰, 차빼달라는 사람 얘기까지 주저리주저리 읊어대자 꿀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 반박도 못하다가 갑자기 지 카톡이랑 sns에 뭐 죽고싶다는둥, 사라져서 편해지고 싶다는둥 관심유발용 멘트 적어놓고 자살 암시 사진 걸어놓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문제의 남자가 누구냐고 추궁한 결과 전 남친인데 진짜로 "그냥 놀러만 한번 같이 갔을뿐 양다리 까려는 의도는 없었다" 라는 괴악한 답변을 들었다고 함.

세줄 요약 
1: 친구놈 삼년 사귄 여친에게 통수 터짐
2: 익명의 제보자 덕분에 진상 파악
3: 이 미친년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카톡 프사로 장난질함


==============================

몇가지 추가 설명을 쓰자면, 어제 친구왈 그 전남친이라는 작자도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 및 정황으로 따져볼적에 내 친구와 사귀기 이전에 만난 남친이 아니라 내 친구와 사귀던 중에 양다리 걸쳤을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댓글 단 게이중 블박 까보라는 말이 있는데 아마 블박 없을듯?

생각해보니 내 친구놈이 액수는 얼마 안되지만 그년 카드빚 막아준적도 있었네.
에이 씨발 좆같은년

오늘 아침에 좀 걱정되서 친구와 통화했는데 아직도 이 미친년이 정신 못차리고 카톡이랑 문자로 존나 가짓말 늘어놓고 있다고함.

그럼 게이들 다들 사람 조심하고 즐점심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6. 4. 6. 14:25
   

썰주화 노인증주화 달게받는다

 

 

때는 2012년 2월이었다.

 

 

논산에서 징집병으로가서 17사단 발령난뒤 17사단 보충대대에서 3일있다가 통신병으로 직책부여받고 xxx포병대대 x포대로 전입감

 

 

전입가자마자 행정반에서 프로필사진 찍고 보급관,포대장 면담한뒤에 올라가니까 멍청도 맞선임새끼가 나랑 같이 샤워하면서 이상한 소리를하더라

 

 

"야 점호시간에 누구 고르라고하면 무조건 나찍어" [생활관에는 맞선임(일병초봉),일병3호봉,상병3호봉(분대장),말년병장1,말년병장2,나 이렇게있었음]

 

 

무 슨 말인지 몰랐지만 나는 나를위해 샤워도구며 과자며 PX에서 이것저것 사놓은 멍청도 출신 보거스닮은 맞선임(일병초봉)새끼가 노무노무 고마워서

 

 

"네 알겠습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샤워끝나고 생활관 올라가니까 점호시간에 맞맞선임(일병 3호봉)새끼가 내 관물대 정리해주고 있더라

 

 

난 노무노무 감동받아서 내가하겠다고 하니까 원래 이게 전통이라면서 빨리 환복하라고 전투복 던져주더라 그렇게 환복을 다하고 맞맞선임하고 같이

 

 

관물대 정리를 하는데 갑자기 점호받기5분전에 갑자기 말년병장2 새끼가 직쏘새끼 빙의된마냥 "지금부터 게임을 시작한다"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관물대에서

 

 

휴지를 꺼내면서 나한테 주며 "여기엔 점호가 끝나면 화장실에 뛰어가서 딸칠 새끼가 있다 니가 그새끼를 찾아내서 "야이 딸쟁이새끼야!" 라고 말하면서 휴지를 던져라" 라고 말함 나는 존나웃겨서 킥킥대고있는데

 

 

그 병장새끼가 말하자마자 생활관 분위기가 싸~해짐 표정들을보니까 존나 비장한표정짓더라 분대장 말년병장2새끼도 ㄷㄷ 근데 내 맞선임새끼 보니까

 

 

나한테 눈짓 존나하더라 꼭 자기고르라는것처럼 하지만 나는 2시간동안 이지만 나를위해 샤워도구며 과자며 자기돈을 써준 맞선임새끼의 행동이 주마등처럼

 

 

스치는거아니노? 그리고 맞맞선임 새끼표정도 자기고르라는 표정이었는데 관물대정리까지해준 새끼한테 배신할수없다는마음이 들었고 분대장새끼는 솔직히

 

 

못건들겠더라 그래서 전역얼마안남은 붓싼출신 말년병장 1새끼한테  "야이 딸쟁이 새끼야!"라고 외치면서 던져버림 그때 내맞선임의 표정은 나라잃은 김구의 표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말년병장 2새끼가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며 나한테 "야 씨발 이거 저새끼 관물대에 넣어"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tv다이를 열더니 보급휴지10개 뭉치를 꺼내더라 그래서 나는 시키는대로 말년병장2 상관물대에 휴지를 죄다 꼴아박았다  

 

 

 이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바로 그게임의 정체는

 

 

신병한테 딸병으로 찍힌새끼는 걸레새끼로 낙인찍혀 생활관의 모든 휴지를 관리함은 물론이고 청소시간전까지 손걸레1개 대걸레 1개를 빨아놔야된다라는 부대 전통이었음

 

 

말년병장1 새끼는 갑자기 나한테 다짜고짜  "씨발새끼야 너때문에 말년에 내가 걸레빨아야하냐"라며 나를 존나게 갈궜다 그런데 갑자기 말년병장 1새끼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나한테

 

 

"야 너 스나이퍼할래? 생활관당 한명씩 저격수뽑는데 니 사격잘한다며?" 묻더라

 

 

논산에서 만발을 맞춘 특등사수였고 나름 사격실력있던 나는 저격수라는말에 존나 설레였고 바로 저격수 하고싶다고 말함

 

 

근데 그새끼가  "앞으로 내가 니 저격소총이다 저격수는 총2개야 씨발놈아" 라면서 다짜고짜 업히더라 업히면서 하는소리가 앞으로는 자기를 업고다니라고함

 

 

나는 내심 딸병으로찍어 미안한 마음이있어서 그러겠다고 말했다 근데 포병은 주말에 비사격이란 대피훈련 이란걸 하는데 우리생활관은 통신생활관이라

 

 

간부가없는 상황실로 뛰어가서 상활실에서 FDC랑 10분동안 노가리까다가  올라가는 좆도아닌 훈련이었다 근데 사건은 전입오고 2주갓 지나서 발생했다 

 

 

어느주말 당직사관도 우리랑 친한 통신반장이 당직이었고 이등병인 나는 티비보고있고 나머지 선임새끼들은 잠이들었다 근데 주말엔 비사격을 걸지않던

 

 

착한 통신반장인데 그날 갑자기 비사격을 거는거임; 생활관 선임들은 모두 자다깨서 통신반장인데 왜걸지? 라며 의아해하면서 군장챙기면서 내려가는데

 

 

갑자기 저격소총 이 개새끼가 "아 통반인데 군장챙기지말고 내 업고 상활실가라" 라며 나한테 업혀서 쳐잠 그래도 나는 이등병이니까 좆같아도 상황실가는데

 

 

상황실 가는길에 밖에보니까 웬 첨보는 간부들이 이상한 종이에 체크하고있더라 난 이등병이라 좆됬다싶어도 어쩔도리가없어서 노짱 시계버릴때 심정으로 심장이 좆만해진 상황으로 그냥 상황실에 들어가니까

 

 

화지반장이 순찰온거였더라; ㄷㄷ 화지반장이 대령(진)이라 우리 대대장보다 높은새끼였는데 갑자기 군장도없이 상황실에 한새끼업고오니까 화지반장이

 

 

이상하게 여기고 "너는 왜 군장도없이 이렇게왔냐"라고 함 나는 아 시발 잘못말했다간 영창이구나 싶어서 머리를 존나굴리고있는데 갑자기 내뒤에업혀있던

 

 

말년병장새끼가 힘을 쭉빼는거임 이새끼가 대충 분위기 눈치채고 기절한척한거임 ㄷㄷ 나는 이거다! 라고 생각하고 "xxx병장이 갑자기 쓰러져서 혼자두고올수 없어서 이렇게 업어서라도 왔습니다" 라고 말하고 난뒤 도판위에 눕혀놓고 내가 이새끼한테 이태껏 당한게 억울한게 갑자기떠올라서

 

정신차리라고 따귀 존나세게때림 ㅋㅋ 저격소총이새끼도 아파도 꾹참더라 그래도 계속때리니까 아팠는지 으으... 거리면서 정신차리는척함

 

 

근데 갑자기 화지반장이 우리들 이름뭐냐고 물어보더니 동료를 버리지않는 군인정신이 훌륭하다고 박수쳐줌 ㅋㅋ 화지반장새끼가 박수치니까 상황실이 무슨

 

 

슨탄절 맞은 즌라도마냥 병사건 간부건 모두 박수침 ㅋㅋ 그렇게 당직사관한테 칭찬존나하고 가더니 월요일되니까 사단에서 휴가증내려왔다고 대대장이 방문해서 우리대대를 빛낸 영웅이라고 나하고 말년병장이새끼한테 포상휴가줌 ㅋㅋ 포상휴가 받을때 나머지 새끼들 다킥킥쳐웃음 ㅋㅋ 근데 대대장이 휴가수속 필요없고 바로나가라고해서

 

 

바로 같이 휴가나가게되었고 휴가나가서 서울역에서 선임새끼한테 고맙다고 던킨도너츠 얻어먹었다

 

 

1.선임따귀때려서

2.4박5일 휴가받고

3.도너츠얻어먹음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6. 4. 6. 02:23
   

내 대학동기중에 몇달전에 중국여자랑 결혼한놈이 있는데 


얼마전에 그 친구 소식을 들었거든

근데 그 얘기가 존나 쇼킹해서 일베에 썰 풀어본다 


썰주화는 달게 받는다 




참고로 난 04학번인데 군대가기전까진 학교에 외국인 유학생이 별로 없었는데

군대 갔다오고 복학하니까 수업마다 왠 중국인 유학생들이 존나 많더라 


난 경제학과인데 공대쪽은 어떤지 몰라도 문과쪽 수업엔 유학생들이 꽤 있었던것같다


그런데 나랑 항상 같이 수업듣던 동기놈 하나 있었는데

중국애들이 한국 대학에서 수업듣고 있는게 신기했나봐 


그래서 중국 여학생들한테 접근해서 말도 막 붙이고 

모르는거 있다고 하면 가르쳐주기도 하고 조별과제도 같이 하고 그랬거든?


근데 그게 작업치는건 아니고 동정심 내지는 신기한 마음에 도와준거였음


그러다 한 여학생하고 친해졌는데 이쁜건 아니고 걍 딱 봐도 중국틱한 외모였다 

화장도 전혀 안하고 머리는 뒤로 묶고, 안경도 두꺼운 안경 쓰고

여성적인 매력은 전혀 안느껴지는 그런 외모...



그렇게 둘이 자주 붙어다니면서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친하게 지냈는데 

졸업하면서 그 두사람이 잘됐는지 어쨌는지는 소식을 못들음 

서로 다른 지역의 좃소에 취직해서 먹고 살기 바빴기에 몇년동안 연락이 뜸했었지 


그런데 얼마전에 다른 친구에게 소식을 들으니 그 두사람이 올 봄에 결혼했다는거야 


근데 알고보니 그 여자가 중국 심양인가 산둥성인가 그쪽 출신인데 

아빠가 공산당 간부에 회사를 몇개를 갖고있는 ㅆㅅㅌㅊ 갑부였다더라 


내 친구도 사귀면서도 그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함 

맨날 옷도 똑같은거 입고 꾸미지도 않고 그랬으니까 


결혼전에 중국으로 인사 드리러 갔는데 글쎄 2층짜리 저택에 가정부가 있고 

그 여자 밑으로 남동생이 두명이 더 있었다더라


중국은 자녀를 한명만 낳게 돼있는데 둘째부터는 호적에 올리려면 벌금을 매긴다 

한국돈으로 몇백만원인데 그냥 쿨하게 벌금 내고 애를 세명을 낳았다더라 


올해 막내 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데 아빠가 졸업선물로 폭스바겐을 사줬다고 함 ㄷㄷ

시발 대륙의 스케일 ㅋㅋ


그 친구새끼도 여자 집에 가보더니 기가 팍 죽어서 거절당하면 어쩌나 초조해했는데 

다행히 걔네 엄마 아빠, 동생들 모두 한류뽕에 취했는지 첫만남부터 존나 좋게 봐줘서 

결혼 이야기도 순조롭게 진행됐다더라 


근데 중국에선 결혼할때 남자가 집을 해오는데 

이 친구 집안이 좀 흙수저에 가까운 집안이라 여자가 아빠한테 그 사정을 이야기 했나봐 


아빠가 그 얘기를 듣더니 남자가 집을 못해오면 우리가 해주면 되지 이러면서 

그자리에서 서울에 신혼집 하나 사줄테니 알아봐라 이랬다고 함 ㄷㄷ


근데 친구놈도 자존심이 있어서 차마 그렇게까지는 못받겠다고 하고 일단 저희끼리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했다더라 


그렇게 중국과 한국에서 두번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는데...


친구놈은 계속 좃소에 다니고

와이프는 동대문 시장에서 유행하는 옷을 떼다가 중국에 파는 일을 시작했어


근데 아빠가 공산당 간부에 ㅆㅅㅌㅊ 인맥을 갖고 있다보니 

중국시장에 판로가 금방 뚫리고 용돈벌이로 시작했던게 일이 존나 커져버린거임


그래서 친구놈은 당장 좃소 때려치우고 와이프랑 같이 직원까지 뽑아서 무역업 하고 있는데 

요새는 옷가지는 물론이고 화장품이며 마스크팩 이런것까지 취급하는것같던데 


대충 월 천만원 이상은 남기는것같더라 

차도 외제차로 바뀌고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무조건 인맥 있어야 한다는데 얘는 와이프 아빠 버프로 손안대고 코풀듯이 술술 풀려가니까 

진짜 인생 한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여전히 좃소에서 월200받으면서 노예짓하고 있는데 

그 친구 얘기 들으니까 부럽기도 하고, 배아프기도 하고 아뭏튼 그렇다 


한국에 유학와있는 중국 유학생들중에 ㅆㅅㅌㅊ 부자가 그렇게 많다던데 

학식충 게이들 있으면 한번 잘 꼬셔봐라 이기야 



한줄 요약) 이제 김치년 말고 능력있는 외국녀 찾아보자 이기야!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6. 4. 6. 02:21
   

지금으로부터 3년전 대딩때였음..

 

그때도 지금처럼 로또에 미쳐서 알바해서 모은 푼돈으로 매주 로또를 만원어치 씩이나 샀는데

 

운명의 그날은 자취방에서 머리감는 중이었음.. 

 

머리에 샴푸묻혀서 팟팟팟 하는데 그날따라 12, 28, 36, 41 번호 4개가 뇌리에 팍 꽂히는거야

 

까먹을까봐 머리감다 말고 나와서 메모장에 얼른 4개를 썼다

 

다씻고 나와서 서랍에 쌓여있는 로또 용지중에 하나 꺼내서

 

저 번호에다가 번호 두개 더 써서 9게임 채운다음

 

마지막 한게임 채울때 번호하나를 9쓸까 6쓸까 하다가 6을 썼다

 

마음같아선 한게임 더넣어서 만천원 어치 사고 싶었는데 

 

그러다 매주 만원어치 사던게 2만원되고 3만원 될거같아서 절제한답시고 만원어치만 삼ㅋㅋㅋㅋㅋ 


그러고 나서 그날저녁 로또방송 보는데...

 

 

9가 1등이 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그날 날짜 기억남 2012년 10월 27일

 

내가 마지막에 쓴 번호는 1 6 12 28 36 41

 

1등번호는 1 9 12 28 36 41

 

1등당첨금은 27억원

일자리수 하나 틀려서 3등되고 나머지 게임도 4등이 9개나 되서 세금 떼고 160만원정도 벌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행직원이 바꿔주는데 마음아프시겠어요 위로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꽁돈 160만원이나 생겼는데 하나도 안기쁘고 전날까지 멀쩡했던놈이 우울증생기고 눈물나오고 알바까지 때려침ㅋㅋㅋㅋㅋㅋ

 

그뒤로 졸업할때까지 자취방에서 혼자 소주쳐먹은 값으로 50만원은 쓴듯

3년 지난 지금도 하루 15번정도 그생각만남 자기전에도 생각나고 꿈에서도 생각나서 벽도 긁는다

 

너네는 절대 수동하지 말아라 그냥 자동으로 점지받는게 정신건강에 좋음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6. 4. 6. 02:16
   

파릇파릇한 중학교 2학년 시절의 지난 추억이 아려와서 오랜만에 한글 써내려본다


초등학교 5학년쯤 아파트로 이사를 온후 한참 어머니께서 새로운 주거문화에 심취해


이리저리 반상회나 부녀회등의 친목질에 몰두하고있던 시절,


어머님과 각별히 친한 아주머니가 한분 계셨다, 후덕한 하지만 인성좋고 서글서글한


같은 라인이기도 하여 잦은 왕래를 하며 깊게 친해지게 되었다 



이사온 시점도 비슷하고 연배도 비슷하며 딸과 아들이 나이가


동갑이기 까지 하다보니 해가 지날무렵에는 모든 가족끼리도 서로 알게되었고


주말이면 간간히 양가족끼리 나들이도 같이 갈정도로 친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기억도 흐릿하지만 나와 나이가 같던 그 아주머니의 딸의


첫인상은 붕어빵이었다. 머리스타일도 비슷하고 얼굴도 빼다박은대다 몸매까지 비슷하여


모녀인지 자매인지 가끔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유쾌한 가족이었다


6학년 말쯤 곧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안 사실이지만 그 아이는 교내 교우관계가 많이 망가져서


학기말쯤에는 학교도 자주 나오질않았다, 소위 왕따랄까






근처 학군에 따른 뺑뺑이로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 아이도 나와 같은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지금도 기억나는게 입학전에 아주머니께서 우리집에 오셔서 딸을 잘 부탁한다며


3만원을 쥐워주셨던게 기억이 난다


입학하여 마주친 그 아이는 짧은 시간, 너무도 많이 달라져있었다


스트레스의 도피성으로 폭식을 한듯 몹시 비대해져 버렸고 사춘기가 가까워 온탓인지


피부도 엄청 망가져있었고 사람과 눈도 잘 마주치질 못하고 말도 잘 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있었다





입학하고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에서 둘러쌓여 1년이 금방 지나가는 동안


그 아이를 본적은 없었다 반도 다르고 층도 달랐기 때문이겠지만,


그 아이는 아마 교실에서 자주 나오지 않았을거라 생각이 든다





우연찮게 2학년에 우린 같은 반으로 배정되었고, 날마다 그 아이와 만나게 되었다


배정된지 일주일쯤 지나, 엄마와 아주머니랑 같이 외식을 하게 되었는데 그 아이는 나오질 않았고


걱정섞인 푸념을 연신 늘어놓으시는 아주머니께 내가 친구가 되서 많이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린치기에 너무 쉽게 생각한듯하지만 그때는 그게


나은 행동이라 여겼다





새학년 새학기였기때문에 2주일마다 짝꿍을 바꾸는게 계속 되었고 그때마다


모든 남학생들은 그 아이와 앉길 싫어했다, 모두 어렸기에 전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와 언행에 그 아이는 많이 상처를 받았으리라


나는 선생님께 제가 짝꿍을 하겠다 말씀드리고 선생님께서도 고정적으로 나와 그 아이가


같이 앉을수있게끔 배려를 해주셨다.


우리는 서로 바로 옆에 앉아 긴시간을 보냈지만 타인과의 접촉을 어려워 하는 그 아이의


태도 덕분에 거의 대화는 하지않은채 학기가 지나갔다





계기가 된것은 과외선생님이었다, 방학 내내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나는 과외를


받았고 쾌활하고 능동적인 과외선생님은 아주머니께도 어필이 되어 우린 방학 내내 그 아이와


나 그리고 과외선생님 이렇게 셋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선생님도 그 아이가 안되보였던지 많은 대화를 하며 그 아이의 마음을 풀어 주셨고


나도 함께 웃으면서 긴 시간을 보낸덕분에 많이 밝아진 모습을 되찾을수있었다


과외를 마무리 짓고 2학기가 개학하였고, 조금이나마 기운을 찾은 그 아이는 벌써


둘셋 친구도 생겨서 자주 웃는 모습을 볼수있었다.


비등비등한 친구들인게 안타까웠지만 친구란 존재가 생겼고 자기 자리를 만들었다는게


그 아이에겐 큰 한걸음이었고, 많은 발전을 하고 자기 자신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3학년이 되어, 우린 서로 다른 반으로 배정되어 자주 볼일이 없었지만


가끔 마주치는 그 아이와 친구들이 즐겁게 웃는 모습이 나는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단풍이 지나고 겨울이와 중학생활의 졸업을 앞둘 무렵, 그 아이는 선물과 함께


나에게 고백을 했다. 예전부터 나를 좋아했었다고


하지만 나는 사귀는 여자가있었고, 그 아이의 선물과 고백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여자친구가 없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을테지만 말이다






내가 보여준 관심이 그 아이에겐 설레임으로 받아드려졌을까, 하지만


어렸던 나는 비대한 그 아이의 외모를 감싸 안아줄 도량이 없었고


내 저의와는 다르게 결과적으로 그 아이에게 상처를 안겨줬던것 같다





그후, 상심한 그 아이를 위로 하기 위해 그아이의 친구들은 내 험담을 하였다


나도 어렸지만 그 아이들도 어렸던 터라, 우린 서로 모두 생각이 짧았다


그 험담은 돌고 돌아 유언비어로 변질되어 내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계기를 만들었고


내 소중한 중학시절의 끝자락을 더럽히게 되었다







시간 지나 이제 그 아이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련한 오랜 기억을 되짚어 보니


내가 뚱뚱한 여자를 증오하는 이유가 그 시절에 받은 트라우마 였던것 같다.


그러니 뚱뚱한 여자에게 관심가져줄 필요없다


어디 반지하 방구석에 처박혀서 메갈이나 하고있겠지 파오후년


일말에 관심도 없지만


내 가치관을 흔들어논 지난 추억의 아픔이


지금의 나를 만든것같다.


Fin








삼줄요약


1. 지난 중학시절 버림받은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2. 그 아이는 파오후


3. 그것들은 쓰레기야


Posted by 카쿠츠치
썰 SSUL2016. 4. 6. 02:13
   

명절이라 술처먹고 자고 밥먹고 술처먹고 반복에


잠안와서 써본다.


대강대강씀 필력좆망임



우리집은 대전이고, 큰집이라 친척들이 명절이면 우리집으로 모인다.


아버지는 형제들이 꽤 많았었는데 사이가 소원해진 친척도있고


돌아가신분들도 있어서 지금은 아버지포함 네분만 남았다.



모이는 사촌들 중에 나보다 3살어린 부산사는 사촌동생(여동생)이 하나있는데


걔말고는 나이차이가 위로 5살 밑으로 5살씩나서 걔랑 주로 놀았다.


어렸을때는 가까이 살아서 명절이면


밤에 술심부름 같은거 나갈 때 여기가 공동묘지 였다느니 놀이터에 그네가 혼자움직인다니 하는,


무서운 이야기하면서 울리기도 하고 


어른들이 씨름한번해보라고 재미로 시합 붙였는데, 기를 쓰고 넘어뜨려서 팔 부러뜨린적도 있었다


쓰레기 ㅍㅌㅊ? 


나이쫌 먹고는 마술같은것도 하고 컴퓨터로 애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거) 


같은거도 같이 보면서 놀다가 


걔가 중, 고딩쯤되서는 자주보기 힘들어졌다. (집안문제)




그러다가 작년 추석부터 다시봤는데 


너무 오랫만에 보니까 어렸을때 모습이랑 갭이 크더라..


키가 162정도에 몸무게 53정도 되보였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때가 중학교 1학년때니까..


키는 많이 안컷는데 다른데가 살이 많이 올랏더라......


집에들어오는데 막 어색하고 인사도 대충.. 쭈뼛쭈뼛 들어와도 할말도없고



근데 작년추석이 아버지 돌아가시고 1년째 추석이었거든


그래서 아빠사진 올려놓고 제사지내는데 기분이 영 울쩍한거야


제사 다지내고 내방들어와서 옷갈아입고 누워있는데


동생이 들어오더니 손 잡으면서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아 나는 괜찮다, 너는 그때 어땟냐 (걔도 아버지돌아가셨다)


그러면서 옛날얘기도 하고 요즘 어떻게 지내는 얘기도 하면서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없어졌다.


위로도 받고 옛날처럼 친하게 지낼수 있을거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올해 설까지 한 2~3주마다 한번씩은 연락하면서 지냈다.


토요일에 우리집에 왔는데


걔가 원래 말주변이 잘없고, 스킨쉽으로 친근감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엄마랑 있으면 깍지도 끼고 툭툭 건들기도 하고 목도 조르고...


그러면 작은엄마도 웃으면서 그만하라고하는 식의



와서 인사하고 시시껄렁한 얘기하다가 


쇼파의자에 앉았는데 갑자기 팔을 꺽는거야 얘가 


아 아프다고 그만하라고 막 그러니까 웃으면서 알았다고 풀어 주더라


저녁 준비하고 있을때는 도와주는데 와서 백허그를 하질않나 (끈적끈적아니다)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랬다



저녁에 어른들 술마시고 화투치고 할때 지 심심하다고 바람쐬러가자고 해서 나왔다


어디 갈래 물어보니까 동네나 한바퀴돌자더라


그래서 걷고있는데 동네 한켠에 모텔촌이 있었거든


갑자기 걔가 모텔이 왜 모텔이녜 


나도 모른다고 하니까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막하더라고


그때 딱든 생각이 


'혹시....???'


그러면서 생각의 생각이 꼬리가 물고


얘가 무슨생각하는건지 막 궁금한거야


내가 그래서 집에들어가기전에 담배하나 피고 물어봤다


'나한테 간보는거냐' 고....


처음에는 걔가 표정이 


????


이러다가 한 5초쯤 지나서 한발짝 떨어지더니


날 쓰레기보듯이 보더라.......


눈빛이 개극혐 씨발... 이런 눈빛이었다.....



어제 제사지내고 갈때까지 쳐다도 못봤다..


자살하고싶다 씨팔......


Posted by 카쿠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