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글2017. 3. 12. 23:17
   


1.png


1. 소개 


에틸렌 글리콜 (HOCH2CH2OH) 은 알코올의 일종으로, 무색 무취이지만 단 맛이 나는게 특징을 지닌 수용성 액체이다. 단 맛 때문에 음료수로 오인하여 음용하거나,개, 고양이등의 동물이 부동액을 먹고 동물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종종 있다. 에틸렌 글리콜은 플라스틱, 필름, 페인트, 방부제, 세정제 등의 제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동결방지 특성때문에 부동액의 주 성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용 사고를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해서 위 짤처럼 형광색소를 첨가하여 제작하는게 일반적이다. 주변에서 구하기 쉽다는 이유로 자살시도에 종종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으며 병원신세만 질 일이 높으므로 추천은 하지 않는다. 또한, 증거가 체내에 결정화되어서 남기때문에 사후 부검을 할 경우 빼도 박도 못 하므로, 에틸렌 글리콜을 범죄를 저지르는데에 쓰는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위라고 단언할 수 있다. 


2.png





2. 기전 / 증상



섭취량의 약 80%는 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에틸렌글리콜 / 글리코알데히드의 상태로 소변으로 배출 된다. 하지만 나머지 20%는 대사과정을 통해 점점 독성이 강한 대사체로 바뀌고, 최종적으로 칼슘옥살산염 (옥살산칼슘) 으로 결정화 하여 신장과 뇌 등의 장기에 축적된다. 중추신경 독성을 띈 산성 대사체들의 혼합 작용으로 인해 대사성산증, 급성신부전, 그리고 심폐부전이 초래되고 나아가 사망에 이르게 한다. 에틸렌 글리콜은 반감기가 3~5시간으로 짧고 대사속도가 빨라서, 섭취 즉시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시작해도 위 세척등의 응급 치료중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산성 대사체(글리콜산, 옥살산 등)가 생성되며 혈액의 산성도(pH)가 정상수치보다 낮아지며 혈액이 산성화가 되는데, 그 결과를 대사성산증 이라고 한다. 증상으로는 불쾌감, 메스꺼움, 구토 등을 호소하고, 심호흡을 하게 되는 과호흡 (hyperpnea)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호흡이 깊어지긴 하나 숨이 가빠지거나 호흡곤란이 되지는 않는것이 특징이다. 


급성 신부전증은 신장(콩팥)기능의 급격한 저하를 말하는데,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노폐물이 쌓이면 질소혈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 증상으로는 식욕부진, 혼란스러움, 메스꺼움, 구토, 근육 경련 (myoclonic jerk), 간질 발작 등이 있다. 급성 신부전증은 최대 몇주간에 걸쳐서 진행되는 신부전증도 포함하며, 부동액 중독일시 대개 이 경우에 속한다. 중간 대사체의 산성반응을 일으키고 최종 대사체인 칼슘옥살산염 '돌덩이'들이 신장에 박히면서 신부전증이 생기는데, 이 특징때문에 부검시에 신부전증의 원인을 부동액 섭취와 연관짓는것이 가능하다. 국정원 지하에 노무현이 갇혀있다. 


마지막으로 심폐부전은 위와같은 작용이 뇌와 척수등의 중추신경계에 일어나게 되어 심장과 폐의 기능이 간접적으로 저하되는 상태로, 혼수상태에 이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정리하면 증상으로 △불쾌감, 메스꺼움, 혼란스러움, 식욕부진, 구토, 과호흡, 근육 경련, 간질 발작 등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3. 예방 / 응급처치


(1) 부동액 용기는 손이 잘 닿지 않고 안전한 곳에 두고, 잠김상태를 두번 확인한다.  

(2) 부동액을 다른 용기에 옮겨 담지 않으며, 반드시 부동액임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한다. 

(3) 부동액을 쏟았을경우 흔적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닦아낸다. 

(4) 밀폐형 음료는 음료가 밀폐상태이며 구멍이 나는등의 손상이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5) 남에게 받은 음료를 마시는중에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면 다 마시지 말고 일부 남긴 후 채증/보관한다 

(6) 몸이 좋지 않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전문 의료인과 상담한다. 

 

실수로 에틸렌 글리콜을 섭취한것이 명백한경우, 빠르게 119를 부르고 나서 대기시간동안 지속적으로 구토를 유도하도록 하자. 



4. 사례 


해외에서 일어난 만성적 중독사례 하나를 보고 마치도록 하자. Stephanie et al. 2014 의 영어로 된 사례를 내가 직접 번역 한 것이다. 


이것은 미국 보스턴 대학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혈압, 편두통, 뇌졸중, 그리고 우울증의 병력이 있는 41세 남자가 5일동안의 복통, 메스꺼움, 그리고 구토를 호소하며 응급실에 방문했다. 6주전에 검사했을시 80 umol/L (0.9 mg/dL) 이었던 크레아티닌 수치는 이번에 검사했을때 696 umol/L (7.9 mg/dL) 로 올라갔다. 음이온차는 19로 높았는데, 기초 검사에서 그외의 전해질 장애는 없었다. 동맥혈 가스 분압 결과는 대사성산증과 경미한 호흡산증을 보였다. pH 는 7.28, HCO3 는 14.7 mmol/L (mEq/L),  그리고 PCO2는 32 mmHg 였고, 저산소증은 없었다. 혈중 칼슘농도는 9.2 mg/dL 에 이온화 칼슘 농도는 4.6 mg/dL 였다. 그 후로 매일마다 칼슘 수치를 다시 쟀지만 항상 정상범위 이내였다. 신체검사와 바이탈은 정상이었다. 그는 고혈압 때문에 아테놀올을, 편두통때문에 토피라메이트를, 뇌졸중 때문에 클로피도그렐과 심바스타틴을 복용 중이었다. 환자는 담배, 술,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가족중에 신부전증을 앓았던 사람은 없다고 하였다. 


입원이 결정됐고, 핍뇨증이 발견되어 식염수를 시간당 200 mL씩 투여하기 시작했다. 24시간 후, 소변배출량은 시간당 100cc 이상으로 올라갔으며, 음이온차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크레아티닌은 계속 올라가서 1,370.2 umol/L (15.5 mg/dL)가 되었다. 뇨 침전물 검사에서는 nonpigmented granular casts가 보였고 세포구조나 크리스탈 결정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장 초음파 검사결과는 정상이었고 수신증이나 신장결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장 자기공명 혈관조영술 결과 피질수질결합부의 경계가 불분명해진것이 보였으나 그 외의 이상은 없었다. 도움체 수치는 정상이었고, ANA, anti-GBM, ANCA, HIV, 그리고 hepatitis A, B, C 의 혈청 검사는 음성이었다. 혈청과 뇨의 면역고정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입원기간동안, 환자는 계속 복통을 호소했다. 복부 CT 스캔으로도 지속적인 복통을 설명할만한 원인은 발견하지 못 했다. 급성 신부전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결국 생검을 진행하였다. 


3.png

(신장의 세뇨관(renal tubule)에 축적된 칼슘옥살산염) (Stephanie et al., 2014)


위와 같이 신장의 세뇨관(renal tubule)에 칼슘옥살산염이 잔뜩 쌓여 있었다. 세뇨관의 상피는 distension of the lumen, low cuboidal epithelial lining, vacuolization of the cytoplasm 등의 퇴행적 변화를 보였으며, 사이질에선 주로 단핵성의 침윤물로 이루어진 국소적 경도 염증이 보였다. 사구체에는 진행중인 염증이 없었으며, 기저막의 두께는 정상으로 보였다. 면역형광법 결과 IgA, IgG, IgM, Clq, C3, albumin, fibrin-related antigens, kappa / lambda light chain 의 토리/세뇨관 염색은 없었다. 전자현미경 관찰결과, 일부 모세혈관의 내피밑층의 전자 밀도가 드물게 불규칙한것을 발견했는데, 면역복합체라기 보다는 고분자가 포착된것으로 생각됐다. 


광범위 세뇨관 옥실산염 결정침착의 진단이, 급성 세뇨관 손상과 과다 옥살산뇨성 국소적 경도 사이질염이란 부 진단들과 함께 내려졌다. (에틸렌글리콜 중독 + 급성 신부전증.) (원문: A diagnosis of extensive oxalate crystal deposition in the tubules was made with associated signs of acute tubular injury and mild focal interstitial inflammation indicative of a hyperoxaluric state.) 


이 진단 이후 우리는 환자를 대면해서 에틸렌 글리콜을 섭취했는지 따져 물었지만, 그는 고의적 섭취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지지요법으로 환자의 신장기능은 점차 나아졌으며, 대사성산증도 해결되었다. 퇴원시 환자는 더이상 핍뇨증을 앓지 않았으며, 크레아티닌 수치는 380 umol/L (4.3 mg/dL) 였다. 


그는 지속적인 복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일주일만에 병원에 다시 방문했다. 에틸렌글리콜 문제가 다시 불거졌지만, 그는 여전히 고의적인 섭취를 부인했다. 그가 처음 입원한 날짜를 기준으로 한달이 지난 시점으로 후속진료를 잡았는데, 이때에는 106 umol/L (1.2 mg/dL) 의 정상범위 내의 크레아티닌 수치가 나왔고, 음이온차와 오스몰 농도차도 둘다 정상이었다. 지속적인 복통 때문에 외래진료로 위 내시경을 하였으나, 복통의 원인은 여전히 찾을 수 없었다. 


7개월 후, 그는 호텔방에서 무의식상태로 발견되어 응급실로 실려왔다. 여러 알약들과 에틸렌글리콜을 사용하여 자살을 기도했던 것이었다. 검사 결과 HCO3 은 5 mmol/L (mEq/L), 크레아티닌은 159 umol/L (1.8 mg/dL) 이었고, 음이온차는 25, 오스몰 농도차는 45 였다. 소변침전물 검사에서 칼슘옥살산염 결정이 검출되었으며, 그의 에틸렌 글리콜 농도는 94 mg/dL (15.2 mmol/L) 였다. 환자는 삽관됐고, 긴급 혈액투석이 실행되었으며, 포메피졸이 처방되었다. 크레아티닌은 최고 689.5 umol/L (7.8 mg/dL) 까지 치솟았다. 발관이후, 그는 입원 전과 지난 몇달간 장기적으로 에틸렌 글리콜을 소량 복용한 사실을 고백하였다. 이번에 그가 퇴원하였을땐 크레아티닌 수치는 353.6 umol/L (4 mg/dL) 이었고, 그는 정신병원으로 인도되었다. 안타깝게도, 그 후로 연락이 닿지 않는다.




5. 참고문헌


http://www.merckmanuals.com/professional/endocrine-and-metabolic-disorders/acid-base-regulation-and-disorders/metabolic-acidosis

http://www.merckmanuals.com/professional/genitourinary-disorders/acute-kidney-injury/acute-kidney-injury-aki

박세연, 김유나, 김남이 (2011). "생체시료에서 에틸렌 글리콜과 그 대사체 분석에 관한 연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과학부 화학분석과, 24(2), pp. 69-77. 

민진홍, 이장영, 민문기, 정성필, 김승환, 유인술 (2004). "의식저하로 내원한 에틸렌 글리콜 중독 환자 1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2(2), pp. 129-132. 

Stephanie M. Toth-Manikowski, Hanni Menn-Josephy, and Jasvinder Bhatia (2014) "A Case of Chronic Ethylene Glycol Intoxication Presenting without Classic Metabolic Derangements", Case Reports in Nephrology, 2014(128145), pp. 1-3. 





세줄요약

1) 중독증상은 불쾌감, 메스꺼움, 혼란스러움, 식욕부진, 구토, 과호흡, 근육 경련, 간질 발작 등이 있다. 

2) 남이 주는 음료는 조심해서 먹고, 느낌이 이상하다면 조금 남겨서 보관하자.


Posted by 카쿠츠치